알츠하이머, 10년간 3배↑…국민 58% "치매 전단계 몰라"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
국민 10명 중 6명 "경도인지장애 몰라"
민간참여 확대·치매 전문가 육성 필요
[전북=뉴시스]남원시가 '치매 걱정 없는 남원' 만들기를 위해 만 60~70세의 시민들에게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 혈액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2.08.25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치매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학회는 이 자리에서 한국갤럽과 함께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환자 수(국내 65세 이상)는 2010년부터 10년간 약 3.2배 증가해 지난해 67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꾸준히 증가해 254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 오늘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지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73%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65%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 88%는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한지 몰랐다"고 답했다.
치매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경도인지장애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치매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2003년 이후 새롭게 승인된 것이 없다.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임재성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료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항체 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며 "이 치료제들은 병을 근본부터 치료하는 약으로, 주 치료대상을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환자들로 제한하고 있어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향후 악화 가능성이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치매는)경증 질환이라는 오해 때문에 적절한 진단검사와 전문의료진에 의한 추적관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학회는 이런 치매 치료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제반환경 조성 등 의료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매년 10~15%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치매로 진행된다. 치매 환자가 늘어갈수록 치매 관리 비용의 부담도 함께 증가한다. 국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3년 11조 7000억 원에서 2060년에는 43조 2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매 치료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적 개입과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치매를 관리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회적 인프라는 갖추어졌지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고, 공공 기관 위주의 정책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늘어나는 치매 환자 관리 수요 대응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효율적 치매 관리를 위해 민간 영역의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치매 전문가 육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학회는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 걱정 없는 ‘치매 친화사회’ 구축을 위해 ▲치매예방 분야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민관 합동 치매 관리 체계 구축 ▲치매 고위험군 고령층 지원 확대 ▲치매 관련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동원 대한치매학회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은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로, 대표적인 고령 질환인 치매의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근본적인 치매 관리와 실현 가능한 정책이 갖춰져야 할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로 악화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부터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가 필요한데, 현재 경도인지장애는 질병분류상 F코드로 묶여 경증질환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중증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다 과학적인 분류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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