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견
심장질환-알츠하이머 치매 중복이환 연관성 입증
가천대 길병원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 조성범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백효정 선임연구원(사진 : 길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에 모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 조성범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백효정 선임연구원은 100만명 이상의 건강보험 자료 등 빅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심장질환자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유전자(ADIPOQ)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심장질환 환자들에게는 다양한 중복이환(두 만성 질환을 동시에 앓는 상태) 소견들이 관찰되고 있다. 실제 심근기능의 이상을 보이는 심장질환자군에서 치매의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서 높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다수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중심으로 두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연령 군에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특정 유전자가 이 두 가지 질환의 발병률 증가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와 미국의 보건의료빅데이터, 유전자분석데이터, 기능유전체실험 데이터, 영국 UK바이오뱅크 임상 및 유전체 자료 빅데이터 등을 통합 분석해 도출됐다.
연구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100만명 이상의 진단 및 처방자료와 수백만 명의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병원진료자료를 분석해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의 중복이환을 확인했다. 여기에 질병유전자 데이터베이스와 기존 연구에서 생산된 50명의 알츠하이머 환자의 전유전체서열유전체자료를 바탕으로 ‘ADIPOQ’ 유전자에서 심장기능이상과 치매질환에 연관 있는 부위를 발굴했다.
이후 쥐의 심장세포에서 ‘ADIPOQ’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을 때 다른 심장기능 이상 유전자들의 발현이 변화되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와 함께 영국 UK바이오뱅크에서 제공하는 50만 명의 자료를 분석해 ‘ADIPOQ’ 유전자 변이가 심장근육의 비후와 인지기능의 이상과 동시에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복이환 연관성을 실험과 인구집단 자료 모두에서 입증한 것으로 질병연관성에 대한 높은 신뢰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임상과 유전자 연구 자료를 결합해 중복이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다수 질환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다면발현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중복이환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굴을 통해 여러 질병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진단법이나 약물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천의대, KISTI, 그리고 국립보건연구원의 공동연구로 진행됐고,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사업과 포스트게놈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뇌질환 분야 국제 저널(Translational Psychiatry)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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