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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전액 보장 검토...현실성 있나

등록 2023.03.16 05:00:00수정 2023.03.16 07: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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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에…금융당국, 예금 전액 보호 검토

국내 은행 파산 가능성↓…시기상조란 의견도

[웰즐리=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웰즐리의 실리콘밸리은행 지점 입구 모습. 2023.03.13.

[웰즐리=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웰즐리의 실리콘밸리은행 지점 입구 모습. 2023.03.13.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 예금을 전액 보호하는 등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을 논의 중이나, 한편에서는 현실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예금보호 한도를 상향하기 위해서는 예금보험기금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은행 예금보험료를 인상해야 하고 이는 다시 대출금리 상승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은행 부실을 예방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예금 전액 보호 검토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 전액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자 미국 정부는 예금보호 한도와 관계없이 예금 전액을 보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정부가 SVB 예금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다"며 "우리도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떠한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금보호 한도를 상향하자는 논의는 그간 꾸준히 진행됐다. 2001년 당시 1인당 GDP를 고려해 5000만원으로 정했던 예금보호 한도를 이제는 2배 이상(1억원)으로 올리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인당 GDP가 과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금융당국은 예금보호한도 상향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예금자 보호 한도 5000만원을 넘어서는 은행과 저축은행 예금 비율이 상승하면서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한도 5000만원을 넘어서는 은행 예금의 비율은 2017년 61.8%(724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 기준 65.7%(1152조7000억원)로 상승했다.

이에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 정부는 SVB 파산과 관련해 예금주는 잘못이 없다고 보고 무제한 보호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혹시 모를 뱅크런을 막기 위해 이번 기회에 예금보호 한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AP/뉴시스] 보안관이 14일 뉴욕 증권거래소 인근 도보에 서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10일(현지시간) 실리콘 밸리 은행 자산을 압류했고 이는2008년에 자산규모 3070억 달러(404조원) 규모 워싱턴 뮤추얼(Washington Mutual)이후 가장 큰 은행 파산으로 기록됐다. 2023.03.13.

[뉴욕=AP/뉴시스] 보안관이 14일 뉴욕 증권거래소 인근 도보에 서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10일(현지시간) 실리콘 밸리 은행 자산을 압류했고 이는2008년에 자산규모 3070억 달러(404조원) 규모 워싱턴 뮤추얼(Washington Mutual)이후 가장 큰 은행 파산으로 기록됐다. 2023.03.13.


한도 상향 가능할까…시기상조란 의견도

예금보호 한도를 늘리는 방안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실효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우선 재원 마련 절차가 쉽지 않아서다. 예금보호 한도를 상향하기 위해서는 예금보험기금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기금의 재원이 되는 은행의 예금보험료를 함께 늘려야 한다.

파산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늘어난 예금보험료가 대출금리 인상 등 다시 소비자로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 재정으로 예금보험기금을 충당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국회 논의 등 지난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 은행 사회공헌 비용을 예금보험기금으로 편입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지만, 정부가 금융권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관치금융' 비판이 제기될 수 있어 이 역시 쉽지 않다.

국내 금융시스템 붕괴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예금보호 한도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례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국내 금융시장이 문제없이 위기를 관리했다는 점이 그 근거로 꼽힌다. 물론 최근 미 SVB가 파산하긴 했으나 이 같은 사안이 국내에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섣불리 예금보호 한도를 상향하기보다는 은행의 부실을 사전에 막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금융당국은 적기에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사 부실을 사전 예방하는 금융안정계정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보호한도 상향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오는 8월 예금보호한도 연구용역에 대한 결론이 나온다"며 "국회 보고 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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