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제주도 입도세 추진에 긴장…"손님 끊길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6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이스타항공 창구 앞에서 승객들이 수화물을 보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이스타항공은 2020년 3월 24일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한 후 3년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제주도가 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입도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이 나오며 제주 노선을 운항 중인 이스타항공이 긴장하고 있다. 무리한 입도세 추진이 자칫 제주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 국내 노선 중 제주 노선만 운항하는 이스타항공 매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일명 '입도세'로 불리는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을 추진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제주도 입도객이 급증해 생활 폐기물과 하수 발생량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지방재정학회는 제주도 입도세를 추진할 경우 관광객 1인당 평균 부과액을 800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1인당 숙박비와 렌터카비, 전세버스비의 5%를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다.
하지만 입도세 추진에 대한 국민 여론은 좋지 않다. 한 온라인 매체가 국민 5738명(남녀 무관)을 대상으로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73.8%가 입도세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입도세 찬성은 26.2%에 그쳤다. 반대하는 이유는 '이중 과세'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여행업계는 제주도가 무리하게 입도세를 추진할 경우 자칫 제주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이나 중국 등 국제선이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대안으로 갈 수 있는 곳도 많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물가로 제주 여행에 대한 불만이 심해진 상황에서 입도세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 이스타항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020년 3월 24일 경영난으로 운항을 전면 중단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26일 제주 노선을 3년 만에 재운항했다. 현재 보유 중인 3대 항공기 모두 제주 노선에만 투입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 노선을 발판 삼아 기재 추가 확보 등에 나설 예정인데 제주 관광객이 줄어들면 이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입도세 8000원이 부과된다고 해도 제주 여행객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단 반발 심리로 일부 여행객은 제주 여행을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성급하게 입도세를 결정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3일 "(입도세는) 국민적 동의가 뒷받침됐을 때 가능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