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국 리오프닝·IT수출 부진에 경기 둔화 지속"
중국 리오프닝 내수 중심으로 파급 효과 미미
반도체 수출 큰폭 감소…회복시점 불확실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중국과 IT부분의 수출 부진에 경기 성장세가 한동안 둔화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중국경제의 회복이 리오프닝(경제 재개) 이후 내수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대중 수출 증가를 통한 긍정적 파급효과는 아직 미진한 모습"이라면서 "중국 내 제조업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그간의 공급망 내재화 노력으로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중간재 수입 수요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5월 대중국 수출액은 497억 달러로, 전년동기(684억 달러) 대비 27.3%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 마이너스는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째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최근 1년 동안 지난해 9월 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2.8%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1∼3월)에는 19.5%로 더 줄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의 부진도 경기 회복의 부진 요소로 짚었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요둔화 등에 따른 단가 하락과 물량 감소가 동반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올해 1~4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줄었고, 지난달에도 36.2% 감소했다.
한은은 "주요 전망기관들은 하반기 중 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나 과거에 비해 높은 재고 수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구재 소비제약 가능성 등으로 회복시점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기 역시 침체 우려도 높다. 한은은 "주요국의 금융부문 리스크 증대와 긴축적 통화정책기조의 장기화 가능성 등은 글로벌 경기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중소형은행의 자금이탈 가능성과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리스크 등이 여전히 잠재하고 있는 가운데, 미 연준의 긴축기조 지속(higher for longer)으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된다"고 봤다.
다만, 국내 경기는 하반기에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 영향 가시화와 IT경기 회복 등 대외여건 개선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가계 구매력과 민간 투자여력 약화,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이 성장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주요 리스크의 전개양상과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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