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징역 20년, 피해여성·감방동기.."반성은 하는지"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12일 오후 부산지방법원 법정 앞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6.12.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저랑 네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대놓고 보복하겠다고 말하니 두렵습니다."
12일 오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 선고 이후 법정을 나선 피해자 A씨는 취재진이 심정을 묻자 "죄를 한 번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에게 이렇게 일을 만드는 건지, 나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라며 흐느꼈다.
A씨의 변호인은 선고 결과에 대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그동안 노력을 해 준 항소심 재판부와 검찰 측에, 또 많은 국민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고 진실이 밝혀지는 것에 동참해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오늘 선고 기일까지의 태도를 미뤄봤을 때는, 본인이 한 일을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아직도 의문"이라면서 "이러한 일들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 구형에 미치지 못한 판단이 나온 점이 아쉽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이제서라도 진실이 밝혀져서 그런 부분들을 범행의 일부로 인정이 된 것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감형 사유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항고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 측이 피해자 측의 우려와 걱정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단을 해 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가해자에 대해 신상 공개를 확대하겠다"는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 사건도 성범죄가 연루된 범죄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명령하는 신상 공개 정보 명령 처분은 당연히 나와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이 사건에 있어서 이러한 강력범의 경우에는 피고인 단계가 아닌 피의자 단계에서 공개를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날 법정 앞에는 자신이 피고인과 구치소 동기였다는 이도 나타났다.
"피고인과 구치소에 함께 있을 당시 A씨에 보복을 하겠다는 말을 약 2주 동안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얘기했다"면서 "피고인을 석달 만에 봤는데 살은 더 쪘고 더 건강해진 것 같아서, 아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재범을 예고하고 언제든지 자기가 탈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하겠다고 말하는 저런 사람은 더 엄벌에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피고인의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부산고법 2-1형사부(부장판사 최환)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폭행 또는 상해를 가할 의사를 넘어서서 당초부터 예정한 성폭력 범죄를 용이하게 실현하기 위해 피해자의 의식을 완전히 잃게 만들거나, 그에 준할 정도로 저항이 아예 불가능하게 만든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다수의 범행을 저질러 총 11년이 넘는 형을 복역하면서 20대 대부분을 수감생활로 보냈다. 그럼에도 최종 형의 집행이 종료된 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기간 수감에도 불구하고 선행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피고인에게 징역 35년형을 구형하고 재판부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보호관찰 20년 등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A씨의 청바지 안쪽 허리와 허벅지 부위, 종아리 등에서 피고인의 Y염색체 유전자형이 검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