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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략적 투자①]'영끌' 투자…알짜 ASML 지분까지 매각

등록 2023.08.16 15:05:00수정 2023.08.16 15: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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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지분 일부 매각해 3조 현금화

선제적 시설 투자 위한 재원 확보

불황에 투자 확대하는 '초격차' 전략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6.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6.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지분을 7년 만에 일부 매각했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슈퍼 을'로 통하는데 유럽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다.

16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ASML 지분율이 1분기 기준 1.6%에서 2분기 기준 0.7%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ASML 보유 지분은 1분기 629만 7787주에서 2분기 275만 72주로 354만 7715주 줄었다.

ASML 최근 주가로 계산하면 이 지분 매각으로 삼성전자는 약 3조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12년 사들였던 지분 전체 가격의 10배 가까운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ASML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기 위해 2012년에 이 회사 지분 3.0%(1259만 5575주)를 3630억 원에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2016년 3분기에도 ASML 주식의 절반가량인 1.4%를 처분해 현금 7500억원 챙겼다.

이번 지분 매각 배경은 현금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이른바 '영끌'을 이어가고 있다.

ASML 외에도 2분기에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 주식 238만주(0.1%), 국내 종합 장비 회사 에스에프에이(SFA) 154만 4000주도 각각 처분했다. 이를 통해 15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경기 평택의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와 충남 천안의 패키징 라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투자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불황에도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8조9400억원 적자를 냈음에도 역대 최대 수준인 총 25조3000억원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반도체 업황 반등을 앞두고 선제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등 기술 격차를 더 벌려 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 업황이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두를 지키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해왔다.

한편 지분 매각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ASML과 긴밀한 협력 관계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치열한 생산 확대와 설비 경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장비에 대한 구매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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