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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남극 착륙' 실패한 러시아…인도·미국이 새 기록 쓸까

등록 2023.08.21 11:30:16수정 2023.08.21 1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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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47년만의 '루나-25' 달 남극 착륙 실패…표면 충돌

인도 찬드라얀 3호, 다른 방법으로 달로…최초 착륙 노린다

[스리하리코타(인도)=AP/뉴시스]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지난 7월14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2023.7.14.

[스리하리코타(인도)=AP/뉴시스]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지난 7월14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2023.7.14.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 도전에 나선 러시아가 약 반세기만의 달 탐사 임무에 실패했다. 이제 차례는 인도와 미국 등으로 넘어갔다. 인도는 러시아 대신 인류 최초 달 남극 착륙을 노리고 있고, 미국은 약 2년 뒤 최초의 여성·유색인종의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1일 학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우주공사 로스코스모스는 달 남극 조사를 위해 지난 11일 러시아 극동우주센터 보스토치니 기지에서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가 달 표면에 추락해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루나-25는 21일 달 남극에 위치한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 동안 달 자원 탐사를 비롯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지난 17일에는 루나-25가 달 표면 사진을 보내오면서 성공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루나-25는 당초 계산과 다른 궤도로 달 중력권에 진입했고, 그 결과 달 표면에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루나-25는 이미 지난 19일부터 명령 수신 오류, 교신 불가 등 문제가 나타났다.

이로써 47년 만의 러시아의 달 탐사 재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러시아의 마지막 달 탐사는 지난 1976년 달 샘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던 루나-24였다.

최단 경로 택한 루나-25, 빙글빙글 돌아가는 찬드라얀 3호…인도가 '달 남극' 깃발 꽂나

전통적인 우주 강국이었던 러시아가 다소 체면을 구긴 가운데 이제 배턴은 인도로 넘어갔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오는 23일께 '찬드라얀 3호'의 달 남극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찬드라얀 3호가 무사히 착륙할 경우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으로 기록되며, 동시에 인도는 미국, 러시아(소련), 중국에 이어 달에 착륙한 세계 4번째 국가가 된다.

찬드라얀 3호는 루나-25보다도 약 한 달 가량 빨리 발사됐다. 지난 7월14일 인도 남부에 있는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던 것. 하지만 달 궤도 진입 및 착륙 시기는 루나-25가 더 빨랐다.
러시아 '루나-25' 달 탐사선의 비행 궤도(위쪽)와 인도 '찬드라얀 3호'의 비행 궤도. (사진=로스코스모스, 인도우주연구기구)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루나-25' 달 탐사선의 비행 궤도(위쪽)와 인도 '찬드라얀 3호'의 비행 궤도. (사진=로스코스모스, 인도우주연구기구) *재판매 및 DB 금지


이는 두 달 탐사선의 항행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달로 향하는 방법은 직접 전이 궤적, 위성 전이 궤적, WSB 전이 궤적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루나-25는 이중 가장 빠른 직접 전이 궤적, 찬드라얀 3호는 보다 안정적인 위성 전이 궤적을 택했다.

직접 전이 궤적은 지구와 달의 자전·공전을 고려한 뒤 최단 경로로 직접 향하는 방식이다. 궤적 설계 자체도 단순하고 비행 시간도 3~6일로 매우 짧다는 게 장점이다. 비행 시간이 짧은 만큼 유인 달 탐사 등에서는 직접 전이 궤적이 가장 유용하다. 다만 변수 발생 시 대처할 시간 여유가 부족하고, 착륙 전 속도 제어 등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는 단점도 분명하다.

위상 전이 궤적은 지구 궤도를 점점 넓게 돌다가 달 궤도에 흡수된 뒤 다시 달을 돌다가 착륙하는 방식이다. 위상 전이 궤적은 3가지 방식 가운데 중간에 해당하는 만큼 궤도도 비교적 단순하고, 소요 시간도 약 3주 정도로 문제 발생 시 대처하기가 더 수월하다. 그만큼 달 탐사선에 처음 도전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으로 알려졌다.

루나-25가 지난 19일 문제 발생 이후 곧바로 달에 추락하게 된 것도 이처럼 너무 빠르게 가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대처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도 세계 최초 '유인 달 남극 착륙' 노린다…2년 뒤 아르테미스 3호 임무

인도가 달 남극 착륙을 노리고 있다면 1900년대부터 우주 경쟁을 주도해온 미국도 또다른 최초의 기록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아폴로 계획 이후 50여년 만에 달로의 귀환을 준비 중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지난해 11월16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한 이후 오리온 무인 달 탐사선이 같은 해 12월16일 무사히 지구로 돌아오면서 1단계 임무를 무사히 끝마쳤다.

다음 단계는 내년 말 진행될 유인 달 탐사다. 아르테미스 2호 임무는 4명의 승무원을 달 궤도로 보내 유인 비행에 나선다. 특히 2단계에서는 승무원이 탑승한 채로 달의 중력을 이용해 비행 경로를 조정하는 '유인 달 스윙바이'를 아폴로 8호 이후 56년 만에 시도하게 된다.

하이라이트는 2025년 진행될 3호 임무다. 3호 임무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3년 만에 인류가 달을 밟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의 목적지도 달의 남극인데, 나사는 인류 최초로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달을 밟게 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오리온 달 탐사선이 촬영한 본체 모듈과 달의 모습.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12월 오리온 달 탐사선이 촬영한 본체 모듈과 달의 모습.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찬드라얀 3호가 성공한다면 최초의 달 남극 착륙은 인도에게 돌아가지만,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의 경우에는 최초의 '유인' 달 남극 착륙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세기 냉전처럼 세계 각국이 달 탐사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제는 목적이 다르다. 과거에는 미국과 소련의 체제 선전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달 탐사를 통해 실리를 얻으려는 이유가 강하다.

달에 매장된 막대한 자원을 경쟁국보다 앞장 서서 확보하고, 달에 상주기지를 구축해 향후 심우주 탐사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특히 달은 심우주를 향한 교두보로 여겨지고 있는데, 지구보다 훨씬 약한 중력으로 인해 달에서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지구의 24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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