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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日 베꼈다"보도에 격노한 이병철, 달려간 곳은…

등록 2023.09.07 17:46:57수정 2023.09.08 08: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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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칩' 진대제, 이병철과의 일화 공개

별세 2달 전 반도체 공장 직접 방문

"계단 오르다 넘어져 피나기도…유훈 남겨"

[서울=뉴시스]진대제(왼쪽)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전경련TV를 통해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의 일화를 전했다. 오른쪽에 이병철 창업회장과 그의 말을 듣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 = 전경련TV)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진대제(왼쪽)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전경련TV를 통해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의 일화를 전했다. 오른쪽에 이병철 창업회장과 그의 말을 듣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 = 전경련TV)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전 재산을 넣어서 반도체에 투자했는데, 우리가 남의 것을 베껴서 반도체를 만든단 말이야?"(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 16메가 D램을 개발하며 반도체 신화라고 불리는 '미스터 칩'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일화를 전했다.

진 전 장관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전경련TV'에 출연, 이 회장 별세 직전에 있었던 일을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 회장이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올해로 딱 40년이 됐다"며 "굉장히 어렵게 투자를 했다"고 회상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고 4년이 지난 1987년 9월말쯤 폐암 투병 중이던 이 회장이 갑자기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기술원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당시 모든 일간지에 '한국의 반도체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일본 제품을 베껴서 만들었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나왔고, 이 회장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진 전 장관은 "그룹의 운명을 걸고 전 재산을 넣어서 반도체에 투자를 했는데, 우리가 남의 것을 베껴서 반도체를 만든단 말이냐"며 이 회장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회장은 폐암 4기 말기였다. 진 전 장관은 "거의 거동을 못하는 때였고, 차에서 내려서 계단을 올라가는데 계단 3개를 힘이 부쳐서 올라가질 못했다"며 "기사가 옆에서 부축해줬는데도 넘어지고, 피가 났다"고 기억했다.

그는 "마지막 나들이인데 그런 기사가 나니까 화도 나고, 마지막으로 자기가 챙겨야겠다고 온 것"이라며 "이 회장은 '3공장은 잘 되어가나', '물은 다 가지고 왔나', '전기는 어떤가' 등 반도체 공장 상황을 직접 챙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증기기관을 만든 다음 수백년간 기술 우위를 점하지 않았냐"며 "내가 반도체를 투자한 것도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진 전 장관은 "이 말을 들은 사람이 몇 명 없다. 일종의 유훈을 한 것"이라며 "그래서 열심히 했다"고 울먹였다.

이 회장과의 일화를 전한 진 전 장관은 청년들에게 격려의 말도 남겼다.

그는 "너무 바로 앞에 닥친 일에 좌절하지 말고, 멀리 보고, 자기 발전을 위해 열심히 도전하고, 결과에 감사하고, 더 큰 꿈을 향해 열심히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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