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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위기 해마다 증가하는데…위탁가정 8년째 감소

등록 2023.09.16 08:00:00수정 2023.09.16 10: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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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40대女' 자녀, 친인척 못 구하면 위탁·시설

국내 보호 체계, 시설 편중…위탁도 대부분 혈연

"위탁 홍보 강화하고 경제적·제도적 지원 강화"

[서울=뉴시스] 연도별 위탁 가정 현황. (사진=아동권리보장원 '2021 가정위탁보호 현황보고서'  캡쳐). 2023.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연도별 위탁 가정 현황. (사진=아동권리보장원 '2021 가정위탁보호 현황보고서'
 캡쳐). 2023.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전주에서 생활고를 겪다 사망한 40대 여성의 자녀와 같이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이 늘어나고 있지만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할 위탁 가정 수는 8년째 감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위탁 가정에 대한 홍보 강화와 함께 양육 부담을 줄여줄 행·재정적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6일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그 관할 구역에서 보호대상아동을 발견하거나 보호자의 의뢰를 받은 때에는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위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

이번에 숨진 전주 40대 여성의 자녀의 경우 양육을 할 친권자가 없는 상태여서 우선 양육을 할 친족을 찾고, 여의치 않으면 가정 위탁 또는 시설 보호를 받게 된다.

이렇게 위기 상황에 놓이는 아동 수는 해마다 증가세이다.

보건복지부의 '학대피해아동보호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4만1389건에서 2021년 5만3932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례 판단 결과 아동학대로 결정된 사례도 3만45건에서 2021년 3만7605건으로 늘었다. 이렇게 학대 피해를 겪은 아동이 2021년 한 해 기준 2만7416명이다.

학대 유형은 다양한데, 정서학대 1만2351건, 신체학대 5780건, 방임 2793건, 성학대가 655건이다. 2개 이상 중복 학대 사례도 1만6026건이 있다.

'유령아동', '미등록아동' 등으로 불리는 출생 미신고 아동도 위기 아동 중 하나다. 출생 미신고 아동은 필수예방접종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부여한 임시 신생아 번호만 있고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아동을 의미한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강선우·최혜영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0~2014년까지 임시 신생아 번호로만 남아있는 아동이 1만1639명에 달한다. 지난 7월 복지부가 2015~2022년 사이 출생아 중 임시 신생아 번호로만 남은 2123명을 전수조사한 결과에서는 24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위기 아동은 증가하고 있지만 아동권리보장원의 '2021 가정위탁보호 현황보고서'를 보면, 원가정 복귀나 연고자 인도 등을 제외한 보호대상아동 3437명에 대한 보호 조치 중 63.6%가 시설에 입소했고 36.5%만이 가정보호를 받았다.

위탁 가정의 경우 2013년 1만1173개에서 8년 연속 감소하며 2021년에는 7830개로 줄었다. 이중 무려 88.5%인 6931개 가정이 조부모 또는 친인척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위탁 가정이 혈연 관계에 있고, 일반인의 참여는 미미하다는 의미다.

박명숙 한국아동복지학회장(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아동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자신이 태어난 가정이고, 그 가정에서 살기가 어려우면 가정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위탁 가정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이 발달에 좋다"고 말했다.

참여 동기 역시 대다수인 86.1%가 혈연 관계를 꼽았고 사회적 이타심 실현 6.2%, 종교적 이념 실천 2.3%, 가족 체계 강화 0.7%, 개인적 만족감 0.3% 등에 그쳤다.

이에 대해 박 학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위탁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고, 위탁 가정에 대한 지원 수준이 굉장히 낮다"며 "위탁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홍보도 강화해야 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경제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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