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GS건설 법적 다툼 가능성…최종 처분 확정 상당기간 걸릴 듯[검단사고後 반년]③
국토부 행정처분심의위 절차 3~5개월 소요
GS건설·LH '네 탓 공방' 법정 공방 불가피
법적판단 이후 처벌 수위 최종 결정될 듯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내부. (사진=독자 제공)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시공사 GS건설에 대한 최종 처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정부와 서울시가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한 부실시공의 책임을 이유로 GS건설에 각각 8개월과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한 바 있다.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부터 감리, 시공까지 공사의 모든 단계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에 따르면 설계·감리·시공 전 과정에서 슬래브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하는 전단보강근이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전단보강근은 뼈대를 이루는 주 철근은 아니지만, 슬래브에 들어가는 주 철근인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보강 철근이다. 슬래브에 가해지는 압력을 버텨주는 역할을 한다.
지하 1·2층의 주차장 천장을 떠받치는 32개 기둥에는 모두 철근 보강이 이뤄져야 하는데, 설계 단계부터 15군데 기둥에 철근 보강이 빠졌다. 붕괴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슬래브 인근의 도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구조설계 상 모든 기둥(32곳)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하지만, 기둥 15곳에 전단보강근 미적용 기둥으로 표기했다.
또 철근작업상세도(Shop Drawing) 작성(시공사) 후 도면의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 시공 과정 전반을 확인하고, 붕괴위험 사전에 차단해야 할 감리자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기둥 32곳 중 붕괴된 위치 등 확인이 불가한 기둥을 제외하고 8곳에 대한 조사결과 4곳에서 설계와 다르게 전단보강근을 누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 품질도 기준에 못 미쳤다. 사고 구간 콘크리트 강도시험 결과 사고부위(A-3구간)에서 설계기준 강도(24㎫)의 85%(20.4M㎫)보다 낮게 측정(16.9㎫)됐다. 게다가 식재공사 과정에서 기존 설계값인 높이 1.1m보다 최대 2.1m까지 많은 토사가 적재됐다.
또 붕괴구간 인근 기둥 32곳 중 11곳은 전단강도가, 9곳은 휨강도가 각각 부족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중 7곳은 전단 강도와 휨강도 모두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단 강도가 부족한 기둥 11곳에 전단보강근이 있을 경우 모두 전단 강도가 확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지난 7월 지하주차장이 붕괴한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전면 재시공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임 대표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전면 재시공하고 모든 보상을 다하겠다는 계획이 이뤄지고 있느냐’라는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사고 이후에 여러가지 처리할 일들이 많다보니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재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입주예정자 보상)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걱정할 일이 없도록 아주 신속하게 진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GS건설과 협력업체에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8개월 영업정지를 처분을 내렸다. 건설사업기본법상 사망 사고가 아닐 경우 최대 8개월 처분이 가능하다. 8개월 영업정지 조치는 국토부가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징계 수위다. 국토부는 불성실한 안전 점검·품질검사 등으로 서울시에 추가 영업정지 2개월을 요청해 GS건설에 최종 처벌 수위는 최대 10개월의 영업정지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토부의 행정처분은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청문·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그 기간은 약 3∼5개월가량 걸린다.
일각에선 GS건설에 대한 최종 처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S건설이 행정처분 결과에 대해 행정소송에 나서면 처분이 확정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붕괴 사고와 관련해 GS건설과 발주처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간 책임 공방이 법원으로 번지면 수년간 법정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GS건설은 재시공과 입주 비용 책임지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다만 설계부실 문제가 드러난 만큼 LH도 책임져야 한다는 게 GS건설 측의 주장이다. 반면 LH는 자신들과 협의 없이 재시공을 결정한 GS건설이 피해 보상부터 철거, 재시공에 드는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한다는 입장이다. LH 입주민에게 입주 지연금 우선 지급하고, 나중에 GS건설에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아파트의 재시공 비용을 놓고 벌이는 양측의 공방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고, GS건설에 대한 처벌 수위도 법적 판단이 이후에 최종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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