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팔레스타인 지원 지시…러에 포탄 100만발 반출"(종합)
"포탄 100만발 이상, 방사포전문가 파견도"
"김정은, 팔레스타인 지원방안 마련 지시"
재원확보에 금괴 1억1천만 달러 규모 밀반출
[아무르=AP/뉴시스]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는 모습. 2023.09.29.
[서울=뉴시스] 임종명 이재우 조재완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포탄 100만발을 반출하는 등 각종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에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은 이에 따른 재원확보를 위해 각종 밀수와 주민수탈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일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북한 동향을 보고했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감사 중 중간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공유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군지휘 훈련과 전술타격 훈련을 병합 실시하고 전술 재래식 전력 통합 운영을 상정한 전면전 연습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전술핵 공격 잠수함을 지휘하는 등 핵인질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유 의원은 "소위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관련해 10월 공언했던 발사일이 미뤄지는 가운데 최근 엔진과 발사장치 점검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국정원은) 특히 러시아에서 기술 자문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성공 확률이 높아질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다만 기술과 자금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고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보이며 SLBM 탑재 핵추진잠수함 개발도 요원한 실정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AP/뉴시스]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환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러시아와 조선의 우호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합의된 모든 것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재확인해달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2023.10.20.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각종 무기를 10여차례 수송해 100만발 이상의 포탄을 제공하고 방사포전문가도 파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도 밝혔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을 지원하기 위해 8월 초부터 러시아 선박수송기를 활용해 포탄 등 각종 무기를 10여 차례 수송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선박을 이용해 나진항에서 러시아 두나이·보스토치니항으로 운송된 포탄이 열차에 실려 우크라이나 인근 티오레츠크 탄약고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함께 수송기로도 북한 무기들을 반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실제 무기 반출이 확인됐냐고 묻자 확인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왜 확인 못했냐는 질문에는 '현실적으로 무기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며 "다만 여러 상황을 감안해서 그렇게 추정한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이와같이 반출된 포탄이 약 100만발 이상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 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에서 두 달 이상 사용가능한 양으로 분석했다"며 "10월 중순경에는 무기운영법을 전수하기 위해 방사포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대표단을 러시아에 파견한 정황도 입수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러시아발 군수물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운수공장을 풀가동 중이며 수출용 탄약상자 제작에 주민들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와 반대로 러시아로부터는 전투기, 여객기 등 항공기를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에서 비행정비 위탁교육을 받을 대상자도 선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와 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우크라전이란 특수한 국제환경 속에서 형성된 연대란 점에서 그 안정성,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핵잠수함 건조 등 핵심전략기술 전수보다는 북한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대규모 노동자 수용 등으로 갈음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11.01.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팔레스타인 지원 방안도 모색 중이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김정은이 최근 팔레스타인에 대한 포괄적 지원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과거 북한이 하마스 헤즈볼라에 대전차무기, 방사포탄 등을 수출한 전례가 있는만큼 이 지역 무장단체와 제3세계 국가에 무기판매 시도 가능성이 있는 상황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또 "국정원은 김정은이 하마스 기습공격을 확인하면서 장사정포 유용성과 선제기습공격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군사보험주의 집착 성향을 증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경전면개방을 염두에 두고 대중경협을 준비 중이라고도 했다. 지난달에는 투자자 물색을 위한 실무대표단도 급파했지만 중국은 밀수단속과 탈북민 추가 북송 준비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국경전면개방을 염두에 두고 대중경협을 준비중이다"라며 "10월 중순경 투자자 물색을 위해 실무대표단을 중국에 급파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재중노동자 대해선 우선 전원 귀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북 반출물자에 대한 세관검색 및 밀수단속을 강화해 국제 관계에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편 지난달 9일엔 중국 현지에 수감 중이던 탈북민 수백명 북송에 이어 추가 북송 준비 등 북한을 챙기는 모습도 동시에 연출하고 있다"며 "중국이 추가 북송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이러한 행보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금괴밀반출 등 밀수와 주민수탈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보위 간사들은 브리핑에서 "국정원은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 및 대러군수물자 지원 등 대외행보에 소요되는 재원확보 위해 밀수와 주민수탈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금괴 밀반출 규모는 작년 500여㎏의 3배를 상회하는 1800여㎏로 급증했다. 이는 1억1000만 달러 규모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해외 파견자는 물론 전 주민들에게 상납을 강요하고 공물은닉, 불법유통금지 지시에 따라 주민들 자택까지 수색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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