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대립에 日·유럽 등 반도체 공장 거액 보조…유치 경쟁 과열"
美, GF에 15억달러 보조…EU도 공장 유치에 430억유로 투자
日, TSMC 총투자액의 절반 지원…일각선 보조금 경쟁 우려도
[런던=신화/뉴시스]거액의 보조금을 지렛대 삼아 반도체 공장을 자국에 묶어두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대립을 배경으로 일본과 유럽을 포함한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노트북 화면에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의 로고가 표시된 모습. 2024.02.21.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대형 반도체 위탁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즈(GF)에 15억달러(약 2조2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GF 지원에 대해 "미국의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다. 반도체는 고도의 군사기기와 전기자동차에 공급된다"고 강조했다.
GF는 자동차와 위성통신 등에 쓰이는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보조금으로 미국 뉴욕주에 최신 설비 공장을 신설하고 기존 생산거점도 확충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보조금은 반도체 산업에 총 527억달러(약 70조3492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지급된다.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에 3500만달러, 미국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1억6200만달러에 이어 GF가 세 번째다.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10년간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 등에서의 첨단 반도체 관련 신규 투자가 제한된다. 향후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미국 인텔이나 대만 TSMC 등에 대해 보조금 지급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요미우리는 "세계 반도체 생산능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라며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것은 안보상의 위험을 높인다는 생각에 미국 정부는 보조금을 활용해 국내 거점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도 민관 합동으로 2030년까지 430억유로(약 62조846억원)를 투자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하는 유럽반도체법에 따라 공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EU는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지만, 반도체는 예외로 TSMC와 인텔이 독일에 공장 신설을 표명했다.
일본 정부도 2021년에 책정한 '반도체·디지털 산업 전략'에 따라 공장 등의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추가경정예산에 총 2조1000억엔을 계상하는 등 지금까지 약 4조엔을 확보했다.
요미우리는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 증설을 "최대 성과"라고 표현한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최대 4760억엔의 보조금을 마중물로 1공장 유치에 성공했고, 제2공장 건설도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지원책은 다른 나라보다 두터워 일본 정부는 TSMC 총투자액의 절반 정도를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보조금 비율은 정부 융자를 포함해 최대 15%로 제한되는 반면, 일본은 2021, 2022년도에 계상한 합계 2조1000억엔은 GDP 대비 0.37%로, 미국(0.21%) 등을 웃돌았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요미우리는 "반도체 업계는 기술 혁신이 심해 기업들은 연구개발과 설비에 거액의 투자를 계속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보조금은 기업의 진출처를 좌우하게 돼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AI(인공지능)의 보급으로 반도체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산업의 미래를 결코 전망할 수 없고, 지원에는 리스크도 있다. 보조금 경쟁에 일정한 제동을 거는 것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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