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전남연구원장 이례적 단독추천 놓고 '의견 분분'
"사실상 1인 응모, 재공모해야 vs 추천위 기준 따른 것…문제 없다"
황우석 연루, 연구원 이사 논란…정년퇴임 시기 맞물려 설왕설래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8개월째 공백이던 전남연구원(JNI) 초대 원장에 순천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박기영 교수가 나홀로 추천된 가운데 1인 단독추천의 적정성과 내부 규정 위반 논란 등이 일고 있다.
박 교수가 과거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전력이 있는 데다 현재 전남연구원 이사로 활동 중인 점도 논란이 예상되고, 공교롭게도 최근 정년퇴임한 것을 두고도 시기상 오해를 낳고 있다.
25일 전남도와 전남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남연구원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는 지난 20일 초대 원장에 공모한 3명을 대상으로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박 교수를 이사회에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추천위는 심사에 앞서 내부규정집에 부적격자 판정기준이 없는 점을 확인한 뒤 광주문화재단의 선례를 참조해 기준점수를 60점 이상, 즉 10개 항목 평균이 60점 미만이면 부적격 처리키로 내부 기준을 정했다. 참고로, 광주문화재단은 평균 80점 이상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격 기준은 추천위에서 정할 수 있다"는 행정안전부 유권해석도 반영됐다.
이후 심사가 진행됐으나 3명 중 2명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추천위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도지사를 이사장으로 하는 이사회에 '단 1명만 추천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장시간 내부 논쟁이 이어졌다.
연구원을 비롯해 대다수 공공기관은 내부규정상 단독추천은 불가해 통상 1, 2순위를 복수추천해 왔다. 단 행정안전부 시행령에는 '2배수 미만이라 할지라도 사유가 있으면 단독추천할 수 있다. 다만 최종 의결은 위원회에서 알아서 한다'고 돼 있고, 행안부 지방출자출연기관 인사조직 지침도 이를 준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일부 추천위원은 "단독추천은 공평성과 투명성이 문제될 수 있고 이사회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고, 또 다른 일부 위원은 "기준점수를 넘긴 경우 적격자로 추천키로 했고, 행안부 지침도 있으니 1명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이다.
법률적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법조인은 "추천위가 기준을 만들어 단독추천한 만큼 문제 없다"는 의견과 "추천위가 이사회에 단 1명만 올린 것은 사실상 '1인 응모'와 같은 만큼 재공모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박 교수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에 임명됐으나 2005년 '황우석 사건' 당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며 연구 윤리와 연구비 관리문제에 연루됐던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임명 4일 만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박 교수가 전남연구원 선임직 이사 10명 중 1명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인사청문회에 올릴 최종 후보를 결정해야 할 이사회 입장에서 보면 부담일 수 있고, 이사회 차원에서 별도의 면접을 실시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
여기에 박 교수가 지난 21일 정년퇴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와 연구원 주변에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런저런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연구원장 선임은 이사회 의결과 도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결정된다.
한편 전남연구원은 지난해 3월 27일 시·도간 차별화한 연구활동 등을 이유로, 통합한 지 8년 만에 광주와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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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언론사는 지난 2월25일자 보도에서 <초대 전남연구원장 이례적 단독추천 놓고 '의견 분분'>이라는 제목으로 박기영 교수가 연구윤리와 연구비 관리 문제에 연루됐던 전력이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및 연구윤리와 연구비 관리 문제에 연루됐던 바가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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