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도래' 청년희망적금, 은행 예금으로 향했네
5대銀, 지난달 적금 13조원↓·예금 23조원↑
희망적금 만기에 고금리 특판·우대금리 제공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5대 시중은행의 예금으로 한 달 사이 23조원이 쏟아졌다. 고금리 예금의 막차를 타려는 수요와 함께 청년희망적금 만기를 맞이한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86조2501억원으로 한 달만에 23조6316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고금리 예금 유치 경쟁이 뜨겁던 2022년 10월(47조7231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정기적금 잔액은 33조2204억원으로 전월보다 13조2671억원이 빠져나갔다. 적금 잔액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정기적금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돌아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로 적금 잔액이 빠지고 그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2022년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되면서 가입자들은 2년간 모아온 목돈을 손에 쥐게 됐다. 이에 은행들은 청년희망저금 만기 자금을 확보하고자 고금리 수신상품 특판을 진행하고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경쟁을 벌였다.
국민은행은 공동구매정기예금을 진행해 판매금액이 100억원을 넘으면 연 3.50% 금리를 제공하고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청년 신규 고객에게 'My플러스 정기예금' 금리우대 쿠폰을 제공하고 '청년 처음적금'에 가입하는 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도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배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산 시장이 부진하다 보니 여유자금이 예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으로 투자 수요가 늘면 신용대출도 함께 받는 경우가 많은데 신용대출의 경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지난해 10월 한 달을 제외하고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낮아졌지만 아직 3% 중반대를 유지하면서 금리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움직임도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주요 상품 최고 금리는 연 3.55~3.65%로 집계됐다.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이 연 3.65%로 가장 높으며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3.55%다.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과의 예금금리 차이도 미미하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72%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3.50%, 3.65%다.
한편 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관망하는 자금도 늘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614조2656억원으로 전월보다 23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으나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대기성 자금 성격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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