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와 대화, '숫자 2000' 테이블에 올라와야 가능"
비대위 "尹 해결 실마리 제시 기대했지만 실망"
"담화문 중 필수의료패키지 구체적 계획 없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관련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지하 1층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의정 대치가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가 제시될 것으로 생각하고 많은 기대를 가지고 발표를 지켜봤지만 담화문 내용에서 이전 정부 발표와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대를 많이 한 만큼 실망도 더 많이 했다"면서 "의료계와 증원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고 했지만 의료계 의견을 전혀 들어주지 않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OECD 의료지표 대부분에서 최상으로 조금의 관심과 투자가 있고 환자와 의사들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와 지원책이 준비된다면 문제로 지적된 부분들이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씀드려왔다"면서 "그러나 의대 2000명 증원만 반복적으로 언급돼 답답하다"고 했다.
또 "담화문에 담긴 내용들은 비대위가 여러 번 반박했던 것으로 추가 반박할 이유가 없다"면서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이 시간들이 최소화되길 바라고,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의견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앞서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입장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의사 직역들이 그 정도의 입장"이라면서 "새로운 내용이 없어 굳이 밝힐 게 없고, 대통령의 말씀을 하나하나 예를 들어 반박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날 윤 대통령이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2000명 증원 자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말이 들어 있어 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발표 내용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담화문 내용은 그동안 정부에서 밝힌 내용의 총합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굉장히 지난하기 때문에 논의 기구를 제안한 바 있다"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정부에 대한 요구안에도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의대 2000명 증원이 필수·지역의료 등을 살리기 위한 해법이 아니고 필수의료 지원책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00명을 증원하는 것이 맞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 담화문처럼 숫자를 정해 놓은 상태로 여러 단체가 모여 협의 내지 의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2000 명을 논의 대상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협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담화문 내용 중 필수의료 패키지의 경우 디테일을 보면 구체적 계획이 없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필수의료 패키지 중 첫 번째 과제가 의료인력 확충(의대정원 확대)인 만큼 논의가 진행되려면 2000이라는 숫자를 테이블에 올려야 가능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렇지 못하면 떠나간 젊은 의사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없고, 정부가 밝힌 정책들도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총파업 시점에 대해서는 "임 당선인이 '전공의나 의대생이 한 사람이라도 다친다면' 이라는 전제를 밝혔다"면서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당선인과 같이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지만, 의사들은 파업을 원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교수들도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면서 버티고 있다"면서 "쓰러져서 3차 상급종합병원이 기능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개원의들이 이날부터 자율적인 주 40시간 단축 진료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오늘부터 몇 곳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미 일부 병원에서 진료축소 안내문을 게시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오는 7일 오후 2시 회의를 갖고 백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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