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패션앱 에이블리, 中알리그룹서 투자유치 추진 "데이터 유출 우려도"
알리, 밸류에이션 9000억원대서 10% 안팎서 지분 투자 검토
에이블리, 흑전 성공했지만…누적적자 2000억으로 '자본잠식'
"영업지표·거래데이터·고객정보 등 민감한 정보 요청 '우려'"
[서울=뉴시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로고 및 대표이미지.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국내 여성 패션 버티컬 플랫폼 '에이블리(ABLY)'가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Alibaba)그룹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 4년간의 적자를 끊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지식재산권 위반, 개인정보 유출, 표시광고법 위반 등 막무가내 영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C커머스' 기업을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알리바바 측이 투자 조건으로 고객 데이터 공유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정보 유출 등의 문제에 대한 비판도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유통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패션앱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근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을 상대로 1000억원대 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알리바바는 현재 에이블리의 기업 가치를 9000억원대로 평가해 1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블리는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마무리한 이후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기업 반열에 오르고 난 이후 후속 투자까지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항저우=AP/뉴시스]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전자 상거래업계의 공룡, 알리바바그룹을 반독점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은 알리바바 등 인터넷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기술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5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입구를 지나는 모습. 2020.12.24.
에이블리는 현재 MAU(월간 활성 사용자수) 400만명 이상으로, 동대문 기반의 보세 소호 패션몰을 입점시켜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매출은 2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2020년 526억원과 비교해 3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지난해에 영업이익 33억원을 달성했는데, 전년도 744억원대 영업적자를 끝내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2019년 손실 124억원을 비롯해 ▲2020년 -384억원 ▲2021년 -695억원 ▲2022년 -744억원까지 4년 연속 누적 2000억원대에 달하는 적자가 쌓여 재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실제 에이블리가 최근 공시한 2023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총계가 1128억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672억원에 달해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545억원대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미처리 결손금 규모도 2042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에이블리가 무리하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해외 거대 자본의 불합리한 요구까지 검토 중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에이블리와 알리바바가 밸류에이션 조건까지는 합의한 상태로 구체적인 사업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다만 알리바바 측의 요청 사항에 거래 데이터와 영업지표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중소형 패션 소호몰의 영업 정보와 더불어 국내 소비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통째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투자를 대가로 한국 패션 산업과 고객들의 데이터를 팔아치운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에이블리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투자 라운드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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