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으로 느꼈다"…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 외압 진술 확보
'조사본부 재검토 결과에 외압' 진술 확보
[과천=뉴시스] 김명년 기자 = 박정훈(왼쪽 사진)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김계환(오른쪽 사진) 해병대사령관이 채모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21. [email protected]
공수처는 최근 조사본부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직접적인 진술을 확보, 해병대 수사단의 결론이 축소되는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국방부 조사본부 중심의 채상병 사망사건 재검토TF(태스크포스)의 운용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최근 공수처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사건기록 이첩 과정 뿐만 아니라, 국방부 조사본부 재검토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혐의자가 최초 8명에서 최종 2명으로 줄어드는 과정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는 '조사본부 재검토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압박이 있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민간경찰 역할을 하는 조사본부가 채상병 사건 재검토를 맡은 데 대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조사본부에 재검토를 맡기지 않았겠느냐'는 취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법무관리실이 조사본부에 공문을 보내 '범죄의 인지에 있어 명확하지 않은 단계에서 인지통보서를 작성하면 대상자가 형사입건 피의자가 되는 경우 의원전역제한, 포상제한 중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한 사실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특정 인물을 인지통보서(범죄혐의 있음) 작성 대상으로 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범죄혐의를 적시하지 말라는 외압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조사본부는 지휘선상에 있던 사단장, 여단장, 대대장 2명, 본부중대장, 현장통제조장 중사 등 6명에 대해 경찰수사가 필요하단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조사본부 재검토 과정에 대한 외압 정황과 진술을 확인한 공수처는 조만간 '윗선'을 상대로 한 조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 내용을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원칙에 따라 수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측은 해병대수사단 기록 회수 및 재검토 과정에 일체의 외압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장관 측은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 나와 "이첩보류 지시 등은 국방부장관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한 것으로 그 어떠한 위법의 소지도 개입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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