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강자 흑염소' vs '전통 강자 삼계탕'…중복 더위 "물럿거라"
삼복더위 중 중복 맞은 25일 광주 복달임 음식점
처음 먹는 흑염소, 낯설지만 맛보니 "깜짝 놀랐다"
'부글부글' 삼계탕 뚝배기 "역시 이 맛"…'엄지 척'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삼복더위중 두번째 복날인 중복을 맞은 25일 오전 광주 서구 한 흑염소 전문점에서 종업원들이 흑염소탕을 나르고 있다. 2024.07.25. [email protected]
삼복더위 중 두 번째인 중복을 맞은 25일 오전 광주 서구 한 흑염소 전문점.
점심시간을 30여 분 앞두고 1층 4인석 식탁 12개가 복달임을 하러 온 손님들로 모두 들어찼다.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식기를 내려놓으면서 내는 쇳소리와 함께 무더운 날씨를 탓하는 푸념과 안부인사가 오갔다.
대형 선풍기가 '윙윙'거리며 내는 바람과 에어컨 냉매에서 흘러나온 공기가 식당을 메우면서 치솟은 온도가 한 풀 꺾이는 듯 했다.
반면 주방에서는 종업원들이 흑염소 탕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와 뜨거운 바깥 공기를 버티며 밀려오는 주문을 감당하고 있었다. 영업 시작과 함께 단체 손님이 몰리면서 흑염소탕 12그릇이 한꺼번에 화구 위에 올랐다.
흑염소 고기가 가지런히 놓인 뚝배기 안으로 흑염소를 수십 시간 고아 만든 빨간 육수가 부어졌다. 여기에 활력을 보충해주는 부추가 산처럼 쌓이면서 흑염소탕 한 그릇이 완성됐다.
흑염소 고기는 개식용 금지 법안이 추진되면서 보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던 사람들만 즐겨 찾던 음식에서 점차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삼복더위를 맞아 최근 들어 복달임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부글부글 끓는 흑염소탕이 손님들의 상으로 오르자 곳곳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처음 먹어본다"거나 "생각보다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들이 나오자 웃음꽃을 터트리는 손님들도 있었다.
흑염소탕을 깨끗이 비우고 떠난 자리는 금세 또 다른 손님들로 채워졌다. 분주한 종업원의 얼굴에도, 복달임에 기분이 좋아진 손님들의 얼굴 모두에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중복인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쌍암동 한 삼계탕 식당에서 삼계탕이 준비되고 있다. 2024.07.25. [email protected]
'복달임 전통 강자' 삼계탕 전문점도 기력을 보충하러 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광산구 쌍암동 한 삼계탕집은 이날 점심 만석을 기록했다. 손님들이 오매불망 삼계탕 뚝배기를 기다리는 사이 종업원들은 주방에서 한방재료와 함께 닭을 끓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주문 10여 분 뒤 삼계탕은 구수한 향과 김을 풍기며 손님상에 올랐다.
손님들 기대에 부푼 눈빛으로 국물을 떠먹었다. 곳곳에서 "최고다", "국물 좋다"며 감탄이 터져 나왔다.
뜨거운 공기 속에서 손님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살점을 발랐다. 삼계탕 한 점을 입에 가져간 한 남성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맛을 평가했다.
회사 동료와 식당을 찾은 40대 남성 A씨는 "이열치열이라고 더울수록 몸을 뜨겁게 데워 면역을 높이는 최고다"며 "직원들과 몸보신하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흑염소를 처음 먹어본 30대 여성 B씨는 "양고기처럼 누린내가 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먹어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회사 동료들과 올 기회가 있어 처음 왔다"며 "족발과 맛이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깔끔해서 놀랐다. 자주 찾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흑염소 전문점 사장 C(68)씨는 "지난 초복에도 평소보다 1000만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중복에도 그만큼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흑염소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진다. 손님들이 흑염소나 닭 등 복달임 음식을 많이 먹고 건강하게 여름을 나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삼복더위중 두번째 복날인 중복을 맞은 25일 오전 광주 서구 한 흑염소탕 전문점에서 손님들이 흑염소탕을 먹으며 복달임을 하고 있다. 2024.07.2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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