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만난 임현택…의료계 "소통 좋지만 효과 의문"
의협·여야 대표, 잇단 비공개 면담 가져
사태 장기화 속 정치권과 소통은 긍정적
정부 태도변화 없고 전공의·의대생 빠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박주민(왼쪽)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과 임현택(오른쪽)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공개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9.22. [email protected]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회장 등 의협 지도부는 전날 국회에서 이 대표와 1시간 50분 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한 소통 채널 개설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여야의정 협의체'를 야당과 의료계에 제안한 데 이어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 출범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민주당 측 관계자는 '여야의 협의체' 출범과 관련해 "정부의 태도 변화가 너무 없어 답답하다고 얘기하던 와중에 한 분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면서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임 회장이 지난 19일 한 대표에 이어 전날 이 대표와도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을 두고 의대 증원으로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소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계 A 관계자는 "의협은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 의사를 공식화한 후 의대 증원을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일정 부분 잠재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대한의학회 등 8개 단체는 지난 13일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라면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 발표에 참여한 의협, 전의교협, 전의비, KAMC, 대한의학회 등 5개 단체는 국민의힘으로부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요청 공문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의정 소통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은 빠져 있어 의정 갈등 중재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의협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앞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의협은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계획을 백지화하고 2027학년도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은 이미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마감돼 변경이 어렵다"고 재차 밝혔다.
특히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소통 테이블에 빠져 있어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가 실효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 B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한다면 협의체 논의는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의 원인은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나면서 생긴 인력 공백에 있다. 미복귀 전공의는 1만 명 이상에 달한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은 3000여 명에 이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부터 2025학년도 의대 정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말고도 여러 전공의 단체들과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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