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감사원 "EU, 자금 7조원 넘게 쏟고도 아프리카 이민 억제 실패"
ECA, 집행위원회 직격…"효과적인 대처 못 찾아"
"인권 침해 위험 다루는 적절한 절차·해법 부족"
[지중해=AP/뉴시스]유럽회계감사원(ECA)이 유럽연합(EU)이 7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고도 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를 억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북아프리카 리비아 해안서 100㎞ 이상 떨어진 지중해에 표류하던 유럽 이주난민 선박이 2020년 12월31일(현지시각) 스페인 비정부기구(NGO)에 발견 구조된 모습. 2024.09.26.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유럽회계감사원(ECA)이 유럽연합(EU)이 7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고도 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를 억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CA는 25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발간해 빈곤, 갈등, 실업 등 아프리카 이주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EU가 50억 유로(약 7조4029억원)를 투입하고도 정책적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15년 1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등 이주민이 유럽 해안으로 도착하자 EU는 이듬해부터 아프리카 긴급신탁기금(EUTF for Africa)을 운용해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는 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EU 집행위원회가 관리하는 해당 기금은 의도된 목적 이외의 수혜자가 발생할 수 있고 지원대상국이 사용한 자금에 적절한 감시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거부할 수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베티나 야콥센 ECA 감사관은 "배운 교훈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여전히 불규칙한 이주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접근 방식을 파악해 보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EU 집행위원회가 특정
[람페두사섬=AP/뉴시스]비정부기구(NGO) 'SOS 지중해'와 국제적십자연맹(IFCR)이 운영하는 이주민 수색구조선 '오션 바이킹'에 구조된 이주자들이 2022년 8월2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서 남쪽으로 26해리 떨어진 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한 구명조끼를 입고 목선을 타고 항해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원들은 20일 EU의 가장 큰 정치 위기 중 하나를 촉발시킨 골치아픈 이민 문제를 어떻게 가장 잘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수년 간의 교착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일련의 제안을 승인했다. 2023.04.20.
야콥센 감사관은 "인권 (침해) 위험이 EU 집행위원회에서 적절히 해결되지 않았다. 보고된 결과의 정확성과 지속 가능성에 약한 부분이 있다"라며 "EU는 인권 침해 혐의를 기록하고 후속 조치를 위한 적절한 절차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 조사관은 많은 이민자가 유입되는 지점 중 한 곳인 리비아에서는 EU 차원의 지원이 반(反)인도적 범죄에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10년 동안 지중해를 건너려다 사망하거나 실종한 사람을 3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개선 방안과 관련한 보고서 권고를 대부분 수용했다.
다만 지난해를 기준으로 해당 기금이 이민자 7만3215명을 자발적으로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기니와 세네갈을 중심으로 일자리 1만1087개를 창출·지원하고 2만3266명이 기술 교육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이는 생계를 목적으로 유럽으로 유입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기 위한 EU 차원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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