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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무색' 온누리상품권…대기업 유통점서 168억 유통

등록 2024.09.30 06:01:00수정 2024.09.30 06: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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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프랜차이즈서 168억원 유통

온누리상품권 매출 1위 'CU' 50억

허종식 의원 "매년 정부 수수방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표지가 붙어있다. 2024.09.3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표지가 붙어있다. 2024.09.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전통시장 및 상점가에서 쓰여야 할 온누리상품권이 최근 4년간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168억원 넘게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판매 촉진이라는 온누리상품권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간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유통된 온누리상품권은 168억7747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2억4952만원, 2022년 35억6178만원, 지난해 58억3294만원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결제된 온누리상품권 금액이 매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 52억3321만원으로 집계돼 총액은 작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온누리상품권 매출이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는 CU(49억8998만원)로 조사됐다. 이어 GS(25억7288만원), 파리바게트(25억7288만원), 아리따움(15억4435만원), 세븐일레븐(13억8475만원), 이마트24(13억1327만원), 올리브영(11억5570만원), 뚜레쥬르(3억9164만원) 순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중 종이로 된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업체는 지난달 기준 총 836개다. 카드와 모바일 가맹점은 각각 721개, 482개다.

전통시장법에 따르면 가맹점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등 구역 내 상인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온누리상품권 사업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전통시장법에 따라 전통시장 및 상점가 내 점포로 등록돼 있다면 대기업 프랜차이즈더라도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며 "프랜차이즈 가맹업주 또한 소상공인이다"고 밝혔다.

허종식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소상공인들께서 윤석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 어깃장으로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며 "대기업 주머니로 들어가는 온누리상품권 유통으로 고충을 겪고 계신 상황을 고려해 시급한 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온누리상품권 발행 예산 총액은 3513억원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3907억원으로 늘리고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3일에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돼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대폭 확대됐다. 28종의 제한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가맹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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