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유엔군 기지에 IDF 탱크 강제진입…네타냐후 "유엔군 철수하라"(종합)
유니필 "국제법 위반…IDF에 설명 요구"
네타냐후 "헤즈볼라, 유니필 인간 방패로 삼아"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의 헤즈볼라 거점 철수를 요구했다. 사진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4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 2024.10.14.
유니필은 13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4시30분께 IDF 메르카바 탱크 2대가 이스라엘 접경 레바논 라미야 지역 기지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탱크는 유니필 기지 정문을 파괴하고 강제로 밀고 들어왔다고 한다.
IDF 측은 진입 이후 유니필 기지 측에 소등을 반복해 요구했으며, 약 45분가량 머물다 떠났다. 유니필은 탱크가 머무는 동안 이스라엘 측에 IDF가 평화유지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가 떠난 이후에도 긴장은 지속됐다. 같은 날 오전 6시40분께 같은 기지 인근에서 발포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지 북쪽 약 100m 거리에서 포착된 발포는 연기를 수반했고, 평화유지군 대원 15명이 피부 자극 등 영향을 받았다.
유니필은 성명에서 "유엔 기지에 진입·침투하는 일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및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이런 충격적인 위반 행위에 대해 IDF에 설명을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 "헤즈볼라 거점과 전투 지역에서 유니필을 철수시킬 시간이 왔다"라는 성명을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이 문제(유니필 철수)를 반복해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라며 "이는 헤즈볼라 테러리스트에 인간 방패를 제공하는 효과"라고 했다. 유니필 주둔이 IDF도 위험에 빠뜨린다는 주장도 내놨다.
자국을 질타하는 유럽 국가를 향해서는 "잘못된 곳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대신 유니필을 인간 방패 삼는 헤즈볼라에 비판을 가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같은 날 유니필 병력이 철수하지 않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그 역시 헤즈볼라가 유니필 기지를 그들 대원 은신 등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78년 창설된 유니필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완충을 비롯해 레바논 육군을 도와 정세 안정 및 무기 밀수 단속 등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 등 50개 국 출신 1만여 명 규모다.
문제는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무력화를 목표로 레바논 공세 수위를 높이며 유니필 대원들의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최소 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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