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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대 알바만 쓴다"…반박 자영업자 나왔다

등록 2024.11.30 00:00:00수정 2024.11.30 0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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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급해도 20대 알바 쓰지 마라" 이은 반박 글

"본성 착하기 때문에 능력 발현시키는 건 사장 몫"

[서울=뉴시스] 2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저는 20대 아르바이트생만 씁니다. 억울한 20대를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2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저는 20대 아르바이트생만 씁니다. 억울한 20대를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20대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자영업자가 강한 반감을 드러낸 글이 최근 온라인에서 큰 공감을 불러일으켜 화제가 된 가운데 이번에는 되레 자신은 오히려 여러 장점으로 인해 20대 아르바이트생만 채용하고 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저는 20대 아르바이트생만 씁니다. 억울한 20대를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카페와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다. 15명의 아르바이트생 중 코인노래방에서 근무하는 30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20대 초중반의 아르바이트생이다. 가장 많은 나이대가 2004·2005년생이다"고 운을 뗐다.

최근 20대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사장님들이 겪는 고충을 토로한 글을 뉴스를 통해 접했다는 A씨는 "저도 똑같은 경험과 과정을 겪었다"라며 "처음엔 한 달 이상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졸업이나 이사 등 개인 사정을 제외하고는 그만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2년 전 처음 창업했을 때와 나름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몇 가지 조언을 소개했다.

A씨는 첫 번째로 고등학교 3학년생이나 대학교 1학년생처럼 아직 때가 덜 묻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보통 다른 곳에서 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많이 선호하는데 초반 적응은 쉬우나 사장인 나의 업무 스타일과 달라 오히려 마찰이 생기더라"라며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경험이 없는 친구들은 다루기에 따라 아주 훌륭한 에이스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1020 세대의 인성이 문제가 많다는 게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들 잘못이 아니다"라며 "본성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더 좋은 장점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친구들은 자존심 수치가 어마어마하다. 이게 단점이기도 하지만 이걸 잘 구슬려주면 정말 사장처럼 가게 위생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발적으로 제게 연락도 준다. 카페 오픈 초기 제가 일일이 잔소리하던 걸 이젠 각자 스스로 찾아 서로에게 해줄 정도"라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성선설을 믿을 것을 주장했다. 사람의 본성은 선천적으로 착하기 때문에 그걸 발현시키는 건 사장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요즘 친구들 문해력이 떨어진다, 이기적이다'는 말 모두 맞지만 바꿀 수 없다면 인정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된다"며 "이해력이 부족하면 두세번 반복해 설명해주면 된다. 알아야 할 걸 모르면 당연히 답답하지만 그것 역시 인생을 오래 산 내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책임감은 덜하고 권리만 찾는다, 노동법에는 빠삭하다'는 말도 맞지만 20대들이 악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본성일 뿐"이라며 "그들을 성선설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전과는 많이 다른 판단을 하게 되더라. 지나치게 문제가 있으면 선한 마음이 더 드러날 수 있도록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게 사장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적절한 보상 역시 A씨가 조언한 방법이다. A씨는 "본인 시급도 가져가기 힘든 자영업자 입장에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추가 보상을 한다는 게 쉽진 않지만, 이게 참 잘 통하더라"라며 "돈이 아니라 자신을 인정해주는 게 좋은 건지 그렇게 하면 휴무인데도 지나가다 도와주고 가는 친구들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끝으로 "제가 오히려 30대 이상 아르바이트생을 잘 쓰지 않는 이유는 그들은 이미 직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대적으로 20대가 교육하기 수월하다는 뜻이다"고 했다.

그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최저시급에 맞춰 가게를 운영하려면 20대 아르바이트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라며 "밉다고 거부하기보다 어떻게 그들을 내 편으로 만들고, 그들 안에 내재된 선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느냐를 고민하는 게 사장님들의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과 다른 자영업자들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사장이 외부 탓만 하면 안된다" "사장님 마인드가 참 좋다" "역시 생각하는 대로 보이나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선 "카페와 코인노래방은 그럴 수 있지만 식당은 정말 힘들다" "그게 사장님만의 책임은 절대 아니다" "20대 차별하지 말라면서 정작 본인은 30대에 편견 갖고 있는 것 같다"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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