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형 과학고' 부천·성남·시흥·이천 일단 웃었다
예비지정 4곳 선정… 지자체 희비 엇갈려
[성남=뉴시스] 성남시가 과학고 유치를 위한 시민설명회를 열었다. (사진=성남시 제공) 2024.09.12. [email protected]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부천, 성남, 시흥, 이천 등 4개 지역을 경기형 과학고 1단계 예비지정 시·군으로 선정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11월 경기형 과학고 공모 신청서를 접수한 12개 지역에서 제출한 서류와 심층질의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특히 과학고 교육과정에 전문성을 지닌 대학교수, 학교장, 학교설립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 7명이 한 달간의 심사를 통해 현재 학령인구, 특화 교육과정, 과학고 현황 등을 평가해 선정됐다.
당시 공모 신청서를 접수한 지자체는 ▲고양 ▲광명 ▲구리 ▲김포 ▲시흥 ▲이천 ▲용인 ▲평택 ▲화성 ▲부천 ▲성남 ▲안산(성포고) 등 12개 지역이다.
이 중 1단계 예비지정에 통과한 부천과 성남은 기존에 설립돼 있던 일반고를 과학고로 전환하고, 시흥과 이천은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공모를 신청했다.
부천은 부천고를, 성남은 분당중앙고를 전환해 각각 로봇이나 판교 IT기관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강조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시흥과 이천은 학교 부지 제공과 함께 각각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연계한 바이오 수업과 반도체 및 스마트팜 관련 학습 프로그램을 내세워 선정됐다.
해당 지자체들은 내년 1월 도교육청의 2단계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정 운영위원회 심의와 교육부 장관 동의 요청을 거쳐 최종적으로 3월 말에 과학고 지정 당락이 결정된다.
현재 도내에 과학고는 의정부에 경기북과학고 등 단 1곳뿐으로, 도교육청이 20년 만에 과학고 추가 지정에 나서면서 과학고 유치를 놓고 이를 희망하는 지자체들 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도교육청의 1단계 예비지정 심사 결과가 발표되자 선정 여부에 따라 지자체 반응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과학고 유치에 실패한 시·군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도교육청에 접수된 이의 신청이나 문의 전화가 걸려오진 않았지만, 지역 발전과 교육 여건 개선을 강하게 과학고 설립을 열망했던 일부 지역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공모에 도전했던 경기남부권 한 지자체는 과학고 설립 부지로 무려 10여곳의 후보지를 물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가 1단계 예비지정의 문턱도 넘지 못한 채 탈락하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지자체는 반도체 산업의 전초기지로 입지를 다지며 이를 활용한 특화된 교육과정을 도입한 과학고를 유치하려다 심사에서 떨어지자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부 시·군은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경기 동·서부 지역으로 과학고 설립이 치중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시 규모를 비롯해 산업 기반이나 교육 여건에서 전혀 뒤쳐질 게 없는데 1차 예비심사조차 뽑히지 않았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과학고 유치를 위한 첫 관문을 무사 통과한 지자체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도 2단계 심사와 교육부 동의 등 행정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남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예비지정으로 지역 인프라와 연계한 과학 인재 육성을 통해 전반적인 교육의 질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지역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IT분야 특화로 선정된 만큼 판교 테크노밸리를 비롯한 지역 첨단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과학기술 중심 도시로서 성남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택 시흥시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창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경기형 과학고 공모 사업 예비 지정에 선정돼 매우 기쁘다"며 "남은 절차에서도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에 탈락한 지자체로부터 별도의 이의 신청을 받을 계획이 없으며 선정 결과 발표 이후 지금까지 제기된 민원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서 과학고 설립 동의를 최대한 많이 배정받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이를 적극 요청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저희가 4곳을 계획하고 있지만 2단계 심사에 갔을 때 모두 통과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마찬가지로 교육부에서도 저희가 올린 데서 일부만 동의할 수도 있는 만큼 계속 우리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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