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찾아오는 침묵의 암살자"…뇌경색 부르는 '이것'
경동맥 절반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 없어
방치시 뇌경색…치명적 후유증·사망까지
[서울=뉴시스]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의 수축으로 혈압이 상승해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 환자가 늘어난다. 뇌졸중의 주원인인 무증상 경동맥협착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착이 심해지면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12.11. [email protected].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목 부위의 동맥으로 뇌로 가는 혈액의 80% 정도가 통과해 매우 중요한 혈관이다. 경동맥 협착이란 각종 원인으로 인해 경동맥이 좁아지는 것으로 혈관이 5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없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경동맥 협착 환자는 지난 5년간 50% 넘게 늘어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경동맥 협착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9년 9만2853명에서 2023년 14만3309명으로 증가했다. 이일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들이 늘면서 혈관 손상이 늘어 경동맥협착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맥 협착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죽경화’다. 동맥죽경화는 동맥에 죽처럼 점도 높은 콜레스테롤 지질 성분들이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나 흡연,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고지혈증은 혈관을 미세하게 손상시키거나 염증 물질을 분비해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흡연을 많이 하면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정도가 심해질 수 있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경동맥이 50% 이상 막히는 경우 발음 이상, 팔다리 마비, 시야 장애, 언어 장애 등 뇌경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뇌경색으로 인한 뇌 기능 이상 뿐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문제는 혈관이 절반 이상 막혀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발견돼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협착이 심해지면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고, 발견하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경동맥 협착은 50% 이상 혈관이 막혔을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경동맥이 50% 이상 좁아졌다면 경동맥스텐트거치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뇌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더라도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대개 약물 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시술의 이점에 비해 그에 따른 위험성이 다소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경색 발생과 더불어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는 환자라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다.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넘어 딱딱하게 석회화되고 굳어진 상태라면 수술을 통해 해당되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협착 부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목이 너무 짧거나 협착 부위가 너무 위쪽에 위치한 경우 수술조차 불가한 경우도 있다.
경동맥 협착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금연 등을 통해 혈관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40~50대 이후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혈관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 큰 이상이 없더라도 향후 심해질 여지가 있는 무증상의 초기 단계인 경우 선제적인 조치와 주의 깊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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