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내부통제 제재시 `사후수습·정책금융' 감면 요소로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4.23. [email protected]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시 제재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관련 제재 운영지침'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치고 이같이 확정해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7월 시행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사 대표이사와 임원에게는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의무가 부여됐다.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위반할 경우 신분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
이번 제재지침은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시 제재와 감면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고려요소와 기준 등을 구체화한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제재조치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사유로 ▲임직원의 위법행위 발생 경위·정도와 그 결과 ▲위법행위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를 다해 관리의무를 수행했는지 여부 등만 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마련한 제재지침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사유에 더해 자체적인 시정조치 및 징계 등 금융회사의 사후 수습노력과 정책금융 업무에 따른 면책특례 등 일반적인 제재 감면사유도 고려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이번에 확정된 제재지침은 책임규명 여부 판단절차 관련 내용도 기존 안보다 강화했다. 책임규명은 대표이사나 임원의 책무, 내부통제 관리조치 이행 내용 등의 확인을 통해 내부통제 위반에 대해 책임을 묻는 행위를 말한다.
기존 안은 중대한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금융당국이 직접 책임을 규명할 예정임을 정하고 있었지만 최종안은 제도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 책임규명 여부에 대한 판단절차를 보완했다.
우선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대표이사 및 임원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이 문제될 경우에는 검사의견서 교부 전에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중대성 사전검토위원회'를 열어 책임규명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사전검토위원회의 논의 결과 대표이사나 임원에 대한 책임규명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경우 검사의견서에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사실'과 '중대성 판단 사유' 등을 명확히 기재한 후 금융회사에 교부할 예정이다.
이번 제재지침은 기존 안에서 제시한 8개 '위법행위 고려요소' 중 다소 추상적이거나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부분의 의미도 보다 구체화했다.
8개 위법행위 고려요소 가운데 '관리의무 미이행'의 설명 중에 '형식적 이행(사실상 관리의무의 미이행)'은 해석이 갈릴 수 있어서 제외하고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중대한 위법행위로 고려키로 했다.
'건전 경영의 중대한 저해 등'의 내용 중에서는 다소 추상적 개념인 '중대한 손실'에 대해 검사제재규정상 기관경고 사유를 인용해 보다 구체화했다.
확정된 제재지침은 이날부터 시행된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부칙에 따라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금융사 대표이사나 임원이 내부통제등 관리의무를 위반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다만 내년 1월2일까지인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참여한 9개 금융지주 및 9개 은행에 대해서는 시범운영 기간이 끝난 이후부터 이번 제재지침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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