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피더스로 몰리는 빅테크…삼성전자와 경쟁도 치열
엔비디아 등 라피더스에 협력 의지
日 정부 지원에 빠른 양산 기대감
"국내 AI 기업과의 공급망 구축 나서야"
[서울=뉴시스]라피더스 로고. (사진 제공: 라피더스) 2024.09.19. *재판매 및 DB 금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반도체의 전설인 짐 켈러도 라피더스와 칩 생산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2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인데, 후발주자인 라피더스의 압박까지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텐스토렌트는 설계 수탁을 받은 반도체 생산 주문을 일본 라피더스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텐스토렌트는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는데 '반도체 전설'로 통하는 짐 켈러가 이끌고 있다.
켈러 CEO는 "속도를 중시하는 라피더스와 협업해 일본에서 우위에 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텐스토렌트는 연내 일본 도쿄에 거점을 마련하고, 100명의 반도체 설계 기술자를 모집해 현지에서 개발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라피더스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황 CEO는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행사 후 GPU를 라피더스에 맡길 것이냐는 질문에 "라피더스에 신뢰를 갖고 있다"며 "그때가 온다면 명예로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는 대만 TSMC에 이어 일본 라피더스를 끌어들여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케이던스도 라피더스의 2나노 공정을 지원하고 다량의 설계자산(IP) 포트폴리오를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IP는 반도체 기능을 구현한 설계 블록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을 2~3년 단축할 수 있는 중요 요소다.
이처럼 AI 기업들이 라피더스와의 협업에 적극 나선 이유는 반도체 보조금 및 규제 완화 같은 일본 정부 차원의 지원 덕분이다. AI 시대에는 빠른 칩 출시가 관건인데, 라피더스는 속도감 있는 양산 추진을 기업 모토로 내걸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만 라피더스에 2000억엔(1조79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전체에는 10년간 50조엔(450조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기 위해 보조금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이에 라피더스를 중심으로 일본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도 빨라지고 있다.
라피더스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내년 4월부터 가동해 2나노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7년에는 양산한다는 목표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선두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라피더스 같은 후발주자들의 추격까지 신경써야 하는 처지다.
올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9.3%로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TSMC와 격차는 2분기 50.8%포인트에서 3분기 55.6%로 확대됐다. 매출도 같은 기간 38억 달러에서 33억 달러로 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3위인 중국의 SMIC와의 점유율 격차는 5.8%포인트에서 3.3%포인트로 줄었다. 대규모 지원에 힘입은 라피더스가 양산을 본격화하면 후발주자들과 격차가 언제든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과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이 더해지면 일본 반도체 기업에 언제 따라잡힐 지 모른다"며 "삼성전자도 국내 AI 기업과의 공급망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AI 서밋'에서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 = 엔비디아) 2024.1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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