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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리아 내 2개 기지서 쫓겨날까 전전긍긍

등록 2024.12.11 20:41:19수정 2024.12.11 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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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변 지역에 타르투스 해군 및 흐메이밈 공군기지 전용

【흐메이밈=AP/뉴시스】 2017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라타키아주의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2017.12.12

【흐메이밈=AP/뉴시스】 2017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라타키아주의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2017.12.12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적극 지원했던 러시아는 정권을 잡은 반정부군이 러시아가 자국땅처럼 사용해온 기지 2곳을 내놓고 물러나라고 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1일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브리핑 때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의 기지 및 우리의 외교 시설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앞서 바샤르 아사드는 8일 하앗타리르알샴(HTS) 주도의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기 직전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도망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아사드에게 정치 망명을 허용했다고 크렘린은 강조했다.

내전 초반 궁지에 몰렸던 아사드를 구했다고 할 수 있는 푸틴이지만 11월27일 시작된 HTS의 기습에 허를 찔린 아사드를 도울 여력이나 의지가 부족했다. 1000일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푸틴의 발이 묶여 있었다.

푸틴 대통령이 2015년 9월부터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 정부군을 대대적 공습 지원으로 도우면서 시리아 내전 전세가 뒤바꿔졌다. 영토 20% 정도에만 영이 통하던 아사드는 2년 안에 유프라테스강 서반부의 90%, 전체 영토의 60%를 수복하기에 이르렀다.

아사드는 큰 공을 세운 러시아에  군사 기지 2곳을 갖다 받쳤다. 지중해을 바라보는 라타키아주에 위치한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흐메이밈 공군기지다. 타르투스 기지는 1977년에 러시아가 건설한 곳이지만 2015년에 러시아에 49년 간 임대되었다.

러시아는 유일한 해외 기지이자 지중해 기지인 타르투스를 전함 및 잠수함 정박뿐 아니라 중동 및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의 병참기지로 활용했다.

시리아 반군에 대대적인 공습을 벌인 러시아 공군 전투기들은 조금 안쪽으로 들어간 흐메이밈 비행장을 곧 전용 공군기지로 개발해서 역시 49년 간 임대 받았다.

푸틴은 미군과 마찬가지로 2014년부터 기승을 부리는 '이슬람국가(IS)' 소탕을 구실로 시리아에 공군을 파병했으나 공습 타겟은 IS가 아니라 시리아 반군이었다. 이번에 아사드를 무너뜨린 HTS도 2016년 출범 후 이들립주에서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습에 시달렸다.

[AP/뉴시스] 2019년 9월 사진으로 러시아의 미사일 전함이 시리아 지중해변 타르투스 기지에서 나와 동부 지중해 순찰을 시작하고 있다. 오른펀에 두 척의 디젤-전기 잠수함이 보인다.

[AP/뉴시스] 2019년 9월 사진으로 러시아의 미사일 전함이 시리아 지중해변 타르투스 기지에서 나와 동부 지중해 순찰을 시작하고 있다. 오른펀에 두 척의 디젤-전기 잠수함이 보인다. 

흐메이밈 공군 기지는 한때 러시아 공군이 수만 명 주둔했으며 푸틴은 2017년 12월 전격 방문해 이들을 위무했다.

HTS가 다마스쿠스를 점령하자 아사드의 고향이기도 한 라타키아주 소재 타르투스 및 흐메이밈 기지에서 러시아 전함과 전투기들이 지중해상이나 러시아 기지로 떠났다는 위성사진 분석이 전해졌다.

러시아가 이 기지에서 상당수 배와 항공기를 뺐다고 해서 이 기지들을 포기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러시아 공군에 대한 적의가 가득차 있을 수도 있는 반정부군의 시선에서 이것들을 멀리 떼어 놓으려는 조치로 보인다.

그러면서 크렘린은 반정부군을 예전처럼 아사드 언사를 그대로 흉내내 '테러리스트'로 부르는 것을 멈추고 '반정부 세력'으로 정중히 호칭하고 있다.

러시아가 두 기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느냐 문제에서 미국의 움직임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반정부군이 종교적 소수파의 자유를 존중하고 IS의 테러 기지가 되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이면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미국 새 정부는 여기에 러시아에게 영구 임대해준 셈인 타르투스와 흐메이밈 기지를 온전히 시리아 것으로 바꾸라는 요구를 덧붙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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