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에 떠나간 그대"…시민 20만명 환호[탄핵안 가결]
윤석열 탄핵소추안, 재표결 끝 가결
여의도 경찰 비공식 추산 20만명 집결
"드디어 나라가 제대로 된 것 같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12.14. [email protected]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20만명이지만 주최 측은 최대 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은 오후 4시 기준 비공식 추산 19만8000명이 모였다고 봤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6분 본회의를 개의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는 동안 시민들은 국회의사당에 들리도록 큰 소리로 "탄핵"을 반복해 외쳤다.
무대에서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 노래가 재생되던 중 "토요일 밤에 떠나간 그대"란 가사가 나오자 사람들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오후 5시 정각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자 여의도가 떠나가라 "와아아아아아"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일어나 "만세"를 외치며 주변인들과 얼싸안고 "고생 많았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나눴다.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안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12.14. [email protected]
집회 참가자 노서영(28)씨는 "시민의 힘을 절감한 2주였다. 국민의힘이 부결시킬까 걱정했는데 비로소 상식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원칙에 따라 빠르게 탄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퇴행시킨 정부가 원래대로 돌아갓으면 좋겠다"며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을 논의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숙의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이기훈(28)씨는 "오늘 시민들이 보여준 평화로운 선진 시위 문화에 특히 감동"이라며 "이런 순간에 이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북받친다. 시민들이 다 함께 한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최다함(65)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벅차오른다.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드디어 나라가 제대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대(59)씨는 "너무 기쁘다"며 "민주사회를 이뤄왔는데 말도 안 되는 사람이 나타나서 나라를 망치고 있었다. 이제 발 뻗고 자겠다"고 소리쳤다.
한국인 남편과 함께 온 필리핀 여성 채레이나(27)씨는 서툰 한국말로 "너무 기뻐요!"라며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방방 뛰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를 전달받는 즉시 대통령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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