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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호황인데…삼성·SK하이닉스 '투자 신중'…왜?

등록 2025.11.15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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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클 경험 이후 투자 신중론 우세

지속된 감산에 HBM 집중으로 공급 제약

내년도 공급 부족 가능성…D램 50%↑ 전망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 성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업체들은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어서 공급 확대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내년에도 신중한 설비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D램 메모리 부문의 투자는 613억달러로, 올해 예상치(537억달러) 대비 14%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업체별로는 마이크론이 전년대비 23% 증가한 135억 달러, SK하이닉스는 17% 증가한 205억달러, 삼성전자는 11% 증가한 200억달러로 추정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투자에 신중하자는 기조가 더 뚜렷해, 같은 기간 211억달러에서 222억달러로 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투자를 축소하거나 제한하고, D램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이상 과열…원인은 공급 제약

이 때문에 시장에선 "주식 대신 메모리를 샀어야 했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대량거래 기준)은 지난해보다 171.8% 급등했다.

통상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공급업체들은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려 수요 대응에 나서는데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공급업체들이 증설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메모리 산업의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인해 심각한 현금흐름 악화를 경험한 바 있다. 갑작스런 수요 둔화와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가 동시에 전개되면서 재무 부담이 심각하게 커졌다.

이에 지난 2023년 삼성전자는 별도 기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연간 조 단위 적자를 경험하기도 했다. 최근 AI 메모리 수요가 폭발했지만,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수요 대응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수 년간 변동성 높은 시장 사이클이 지나며 많은 공급업체들이 투자 계획에 더욱 신중한 태도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룸) 2024.0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룸) 2024.05.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내년에도 공급 부족…“D램 50% 가격상승”

당장 공급을 늘리더라도 효과를 내기 쉽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 당장 투자한다고 해서 실제 양산에 돌입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 필요하다. 메모리 제조를 위한 공간인 클린룸을 짓고, 장비 주문과 반입에도 시간이 필요해서다. 지금은 메모리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2년 뒤 상황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포트폴리오도 공급 제약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웨이퍼(원판)를 3배 이상 소모하기 때문에 생산 비중을 늘릴수록, 전체 D램 생산에는 제약이 생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투자는 용량 확장보다는 공정 업그레이드 및 하이브리드 본딩에 더 집중될 것"이라며 "비트 공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일반 D램 공급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하며,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시장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내년 D램 가격 상승률이 50%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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