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신동립 잡기노트]미셀러니 문선명

등록 2012.09.08 06:11:00수정 2016.12.28 01:13:2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312>  한국의 통일교 신문 세계일보는 문선명 총재의 별세를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화(天宙聖和)’라고 표기하고 있다.  문화부장 reap@newsis.com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312>  

 한국의 통일교 신문 세계일보는 문선명 총재의 별세를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화(天宙聖和)’라고 표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통일교 신자를 ‘무니(Moonie)’라고 부른다. 문 총재의 성씨에서 따온 말이다. 통일교는 ‘무니 컬트’로 통한다. ‘L 론 허바드의 한국버전’이라는 평도 있다. 허바드는 사이언톨로지 창시자다.

 생전의 문선명은 스스로를 구세주, 메시아, 인류의 왕중왕으로 칭했다. 화법은 몹시 직설적이었다. 92년를 살면서 지구촌 곳곳에 어록을 남겼다. 대중은 그 가운데서도 유독 특이한 발언들을 오래 기억하고 있다.

 2001년 라스베이거스 감리교회에서 문선명은 600명을 앞에 두고 설교를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탈자가 속출했다. “사랑기관의 머리는 방울뱀과 똑 닮았다. 또 방울뱀처럼 그 기관은 항상 구멍을 찾고 있다”, “이혼사유의 70%는 아내가 남편의 생식기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유의 말씀을 수용하지 못한 남녀가 많았다.

 실언은 아니었다. 그 5년 전에도 “성경은 뱀의 이미지로 프리섹스의 기원을 언급하고 있다. 여자의 성기관은 독으로 가득찬 뱀의 열린 아가리, 남자의 성기관은 뱀의 대가리와 같다”고 말했다.

 점잖은 이들이 기피하는 단어도 거침없이 썼다. 1996년 문선명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조지 H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을 불러들였다. 통일교의 스페인어 신문 창간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날 문선명의 축사는 매우 이색적이었다.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면서 방독면을 쓰는가? 웃을 일이 아니다. 아주 심각한 문제다. 남이 눈다면 재빨리 적당한 거리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자기 똥냄새를 맡을 때는 그렇지 않다. 똥은 내몸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똥이 더럽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고 설파했다. 더 있다.

 “어렸을 때 코딱지를 먹어보지 않았나? 달던가, 짜던가? 짰지? 코딱지 맛을 봤으니 답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더럽다고 여기지 않았는가? 당신 신체의 일부여서 그렇다.”

 문선명은 철저한 보수우익이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1974년 워터게이트 앞에서도 리처드 닉슨을 지지하는 사설을 자신의 워싱턴타임스 신문에 연일 게재토록 했다. 대통령 닉슨을 용서하고, 사건을 잊으라고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문선명은 장수했다. 제3자들은 호상(好喪)으로 받아들이지만, 죽음은 슬프다. 작년도, 내년도 아닌 올해 별세한 이유를 역술에 물었다.

 토담 김덕영(‘사기꾼 잡는 역학’ 저자)은 “물기운이 극히 강한 2012 임진년을 피해가지 못했다. 생애 마지막 대운이 수운(水運)인 데다 연운에서도 수운을 맞아 결국 운명하고 말았다”고 풀이했다. “문선명이 숨을 거두기 전 태풍이 왔다. 큰사람이 세상을 하직할 때 기후이상이 빚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짚기도 했다.

 수리역학자 원추(구삼원 원장)는 “문선명과 박○○ 또다른 박○○은 성명 총획수가 18 또는 9다. 예수나 부처를 자임한 거물들의 특징이다. 종교는 당연하고 사업 면에서도 걸출한 창의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특기했다. 

 문선명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은 모름지기 없었다. 통일교는 이 ‘헤드 무니’는 물론, ‘문선명의 오른팔’ 박보희까지 특별한 코리안 리스트에 이름을 걸게 만들었다. 두 사람과 유사한 지명도를 확보한 저명인사는 김정일, 김일성, 정주영 정도다.

 본명은 문용명이지만, 알 필요는 없다. 역사는 문선명만 기록할 것이다. 미들네임을 머리글자로 처리하는 영어식으로 적으면 Sun M Moon, 해와 달, 우주다. 일월성신이 떨어진 셈이다.

 문화부장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