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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한 달] 후보별 강점과 약점

등록 2016.10.06 06:51:26수정 2016.12.28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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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2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9.22.

【올랜도=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2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9.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지난 2월 각당 경선을 시작으로 숨가쁜 레이스를 펼쳐 온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제 마지막 결투를 남겨 뒀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현재 클린턴이 트럼프에 소폭 우세하다고 나타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선거인 만큼 한 달 사이 어떻게 판세가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두 후보로서는 각자의 강점 부각과 상대방 약점 공략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다.

◇ 힐러리, 남다른 준비성이 강점

 클린턴의 최대 강점은 당선 시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이다. 후보의 다른 공약을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건국 240년이 지난 미국에서 "이젠 여자 대통령이 나올 때도 됐다"는 호소는 유권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클린턴은 포기를 모르는 '투사' 기질이 강하다. 백악관 영부인을 시작으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 2008년 민주당 경선 후보, 국무장관 등을 거치면서 숱한 정치 위기를 겪었지만 매번 극복해 냈다. 올해 경선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결국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정치 경력이 풍부한 까닭에 전문적인 선거 운동과 토론에도 뛰어나다. 9월 1차 TV토론에서 먼저 승전고를 울린 비결도 여기에 있다. 공부벌레처럼 정책 자료를 섭렵하고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클린턴의 치밀하고 끈질긴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민주당은 클린턴에게 천군만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 샌더스 의원 등 당 핵심 인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차기 대통령은 힐러리"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더해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의 클린턴 지지가 잇달고 있다. 

 마지막까지 안정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도 두둑하다. 클린턴 선거캠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보유 중인 선거 자금은 총 1억5200만 달러(약 1700억 원)다. 트럼프 캠프(9700만 달러)보다 5000만 달러 이상 많은 금액이다.

◇ 트럼프, '트럼프 다울 때' 가장 세다

 트럼프는 지난 8월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색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캠프를 개편한 바 있다. 1차 TV토론에 임하며 그가 보여준 모습 역시 거리낌없이 막말을 내 뱉는 '트럼프' 그 자체였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트럼프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던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 뉴욕을 대표하는 부동산 사업가이자 리얼리티TV 쇼 스타인 트럼프는 어떻게 하면 대중과 언론의 시선을 끌 수 있는지 잘 안다. 그의 막말도 모두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예측불가능한' 트럼프이 언행도 그의 강점으로 뽑힌다. 상대 후보는 그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무슨 말을 할 지 도무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정면대결을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1차 토론을 앞둔 클린턴을 바짝 긴장케 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비전'도 이목을 잡아 끈다. 선거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그가 말하는 '미국 우선주의'가 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트럼프는 구체적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도 이 같은 비전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자신 만이 변화를 가져 올 적임자라고 각인시킨다.

【톨레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9.22.

【톨레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9.22.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들은 '정치적 올바름'(차별적 언행 자제 원칙)을 거부하는 트럼프에 주목하고 있다. 당파 싸움과 이익 집단 배불리기에 골몰하는 정치권에 실망한 이들은 마음 속으로만 품고 있던 불평불만을 가차 없이 까발리는 트럼프에 열광한다.

◇ 힐러리 '비호감' 어쩌나…건강 문제까지

 클린턴 앞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은 '비호감' 이미지다. 기득권 정치를 혐오하는 유권자들에게 클린턴은 최악의 후보다. 월가 유착 의혹에 호화로운 생활상까지 전해지다 보니 클린턴을 위선자라고 평가하는 국민들도 상당하다.

 그는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 재단의 부패 의혹을 끝까지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책에 관여한 일이 많다보니 비판받을 요소도 많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내린 잘못된 결정들이 미국의 경제 안보 이익을 저해하고 있다고 공격한다.

 눈에 확 들어오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2008년 대선 당시 '변화'라는 시대적 의제를 자신의 비전으로 잘 잡아냈다. 클린턴은 그러나 공약을 관통하는 핵심 비전이 무엇인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건강 이상설도 악재다. 클린턴은 2012년 뇌진탕을 겪은 뒤 공식 석상에서 피로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구설수에 올랐다. 뇌진탕 재발, 실어증 등 온갖 추측이 떠올랐다. 지난달 폐렴 진단을 받은 뒤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80%가 그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들은 적 있다고 답했다.

◇ 트럼프, 자격 미달론에 막말 논란

 트럼프는 끊임없이 '자격 미달론'에 시달려 왔다. 공직 경험이 없다보니 정책 이슈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 한국 등 동맹국 핵무장 용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주장은 그가 외교안보 문제에 무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반대파들은 말한다.

 극단적 공약과 막말로 스스로 논란을 자처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인종·성차별주의자로 몰릴 수 있는 발언으로 이미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무슬림 입국 금지, 이민 장벽 건설 등의 공약은 사회 분열과 편견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금 회피 의혹이 막판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트럼프에게는 부담이다. 그는 대선 출마 이후 국세청 감사를 이유로 납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버텨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1990년대 9억 달러 상당의 재산 손실을 신고하고 18년간 소득세를 면제받았다고 폭로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지지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역대 공화당 행정부의 전현직 관료들이 등을 돌린 데 이어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마저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지 최대 일간 NYT, 워싱턴포스트 등은 일찌감치 반트럼프를 선언하고 그의 뒤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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