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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트럼프가 이란 불행의 뿌리…반정부 시위, 적의 음모"

등록 2018.01.02 03: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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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09.21

【유엔=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09.2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이란에서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를 "적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로 방송된 의회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적의 음모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과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보복으로 반정부 시위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의 편에 서서 연일 날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민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른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공감할 권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끔찍한 협상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모든 단계에서 실패했고 위대한 이란 국민은 음식과 자유에 굶주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인권과 재산이 약탈되고 있다"며 "변화를 위한 시간이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트위터에 "이란에서 큰 시위가 일어났다"며 "이란 국민들은 마침내 자신의 돈과 재산이 어떻게 도난 당하고 테러에 낭비되고 있는지에 대해 현명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도 (이란 정부의)인권 침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경제적 어려움이 이란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이란 국민의 불행의 뿌리"라면서 "그가 백악관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란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달 28일 북동부에 위치한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1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과 25%를 기록한 청년실업률, 외교적으로 고립된 이란의 경제난 등을 이유로 들고 일어났다. 12개가 넘는 도시에서 시위대는 부패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 지도자 축출과 독재자 처단, 로하니 퇴진 등을 외쳤다.

 이에 이란 당국은 지난달 31일 일시적으로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한편 시위대를 향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발표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는 사망자 수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테헤란에서만 약 200여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 위대한 이란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을 많이 겪었고 이런 일들에 편안하게 대응했다"며 "이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적인 시위대를 규탄하는 한편 이란 국민들이 평화로운 집회에 참석해 국가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정치 체제, 국가의 이익 및 안정,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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