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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트럼프에 '너나 잘해'…"반정부 시위 악용 말라"

등록 2018.01.02 15: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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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17.12.18.

【테헤란=AP/뉴시스】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17.12.1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자 이란 정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하미드 바에이디네자드 영국 주재 이란 대사는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 문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미국인들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작년 9월 허리케인 상륙 이후 여전히 복구 작업을 끝내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푸에르토리코 사람들 절반은 태풍 이후 3개월이 넘도록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전에는 이란을 '테러리스트'라고 모욕하더니 지금은 이란인들이 식량을 갈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오늘날 미국인 8명 중 1명에 해당하는 4200만 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1300만 명이 어린이, 500만 명은 노인이라는 점을 그에게 상기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미 구호단체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 자료를 인용해 바에이디네자드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크다는 미국에서 수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타스님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그 동맹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반정부 시위를 이용해 이란에 혼란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세피 전 대변인은 "사우디 정부와 미국은 이란인들의 경제적 요구를 긴장과 혼란을 조장하는 것으로 변질시켜 현 상황으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는 이란에서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며,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조차 이번 사태는 하산 로하니 정권을 직접 겨냥한 게 아니라 경제에 관한 문제라고 보도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12월 28일부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당초 시위는 물가 폭등과 실업률 상승 등 경제난을 비판하기 위한 의도였으나 로하니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이란인들은 수년간 억압받았다"며 "그들은 음식과 자유를 갈망한다. 인권과 이란의 부가 약탈당했다. 변화할 시간이 왔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일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내가 부통령인 한 미국은 잔혹한 정권에 맞서 싸우는 이란인들의 영웅적 저항을 방관하고 좌시한 과거 우리의 부끄러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오늘날 이란인들의 더욱 커진 용감한 저항은 자유를 얻기 위해 분투하며 압제에 맞서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준다"며 "우리는 그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그렇게 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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