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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출입구에 불질러 참사…검게 탄 '종로 여관' 현장

등록 2018.01.20 15:07:01수정 2018.01.20 16: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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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일 서울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18.01.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일 서울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18.01.20. [email protected]


출입구에 불 질러 투숙자들 피신 못해
"여관 복도 좁아 한 사람 겨우 지나가"
바로 옆에 설렁탕집, 앞에는 5층 여관
소방대가 불길 못 잡았다면 더 큰 참사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경찰은 20일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불을 질러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한 여관에 대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3시께 화재가 발생한 3층 규모 여관에 대해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재산 피해 등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여관 주인과 불을 지른 유모(52)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화재로 검게 타버린 여관 건물 앞에는 유리 조각, 탄 건축 자재 등이 널부러져 있었다. 유리창은 모두 깨져 검은 실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경찰은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검게 그을린 건물 입구에서 타버린 건물 잔해 등을 확보하는 한편, 객실에서 화재가 급격히 커진 원인 등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불길이 시작된 장소는 여관 건물 입구로, 이 건물의 유일한 출입구였다. 투숙객들이 늦은 시간 유일한 출입구를 찾아 도망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이 여관은 2층 규모의 작은 건물로 주변 주민들은 "복도가 한 사람 정도 지나갈 정도로 좁았다"고 증언한다. 투숙객들이 화재를 인지하고 쉽게 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불을 지른 유씨가 휘발유를 뿌려 불길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물체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주변 상인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 여관 건물 바로 옆에는 설렁탕집이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두 군데의 철거 공사 현장이 있었다. 다행히도 불은 소방당국이 1시간만에 진압해 인근 건물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면 식당의 각종 가스 설비와 철거 폐기물 등 화재에 취약한 시설로 옮겨 붙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여관 바로 건너편에 5층 규모의 또다른 여관이 위치해 있어 불이 번졌다면 대형 참사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일한 출입구에 불질러 참사…검게 탄 '종로 여관' 현장


 서울 혜화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불이 나 1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여관에 있던 10명 중 5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부상자 중에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의 인적 사항은 아직 확인 중이다.

 "건물이 타고 있다"는 여관업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내가 불을 질렀다"고 112에 직접 신고한 유씨를 여관 인근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하지만 당시 유씨가 술에 취한 상태여서 조사를 즉각 진행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만취 상태로 여관을 찾아왔던 유씨가 여관 주인에게 투숙을 거부당하자 말다툼을 벌였고, 이후 분을 참지 못해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10ℓ를 사와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경위 등을 수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유일한 출입구에 불질러 참사…검게 탄 '종로 여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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