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미 환경부, 차량배기가스 기준 오바마 이전으로 완화발표

등록 2018.04.03 07:11: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오바마시대의 차량배출가스 기준을 크게 완화한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국장 

오바마시대의 차량배출가스 기준을 크게 완화한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국장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 환경보호국(EPA)은 2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설정한 시간표에 따른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이 부적절하게 " 너무 높다 "면서 이를 폐기하고 앞으로 차량 연비와 배출가스 단속 기준을 크게 완화한다고 선언했다.
 
EPA는 이 날 앞으로 2011~2025년식 모델의 차량들에 대해 실시할 배기가스 규제에 대한 재검토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곧 실시한다고만 말했을 뿐 새로운 기준에 대한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현행 환경보호법 상으로는 새로 출시되는 신차는 2025년까지는 실제 주행에서 1갤런당 36마일의 연비를 실현하도록 되어있다.  이는 종전에 비해 갤런당 10마일 더 높은 수치이다.

 환경국은  이번 결정이 내려진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정한 기준이 자동차 제조업계에는 큰 부담으로,  현실성이 없으며 차량 안전에 대한 잠재적 우려의 증가,  소비자에 대한 차량가격 부담, 특히 저소득층 구매자에 대한 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립고속도로 안전청과 함께 곧 상세한 새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EPA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부터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를 규제하는 '기업평균연비제'(CAFE)를 완화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해 3월에도 디트로이트의 한 자동차 공장을 찾아 "우리는 다시 전 세계의 자동차 중심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CAFE는 오바마 전 행정부가 추진한 기후 변화 방지정책의 핵심이었다. 오바마는 이를 통해 자동차업계가 신형 차량의 평균 연비를 두 배로 높이고 석유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를 뒤집었고 자동차업계는 이 날 발표에  "올바른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들은 오바마의 기준은 자동차제조회사에게 배출가스 저감 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 수십만 달러를 부담시켜 차량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제조업협회의 글로리아 버퀴스트 홍보담당 부회장은 성명을 발표, "정부가 연료의 경제성을 높이면서 신차들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방안을  내놓은데 대해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와 반대로 환경보호 단체들은 오바마 이전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미국의 자동차 값을 더 비싸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환경보호기금 (EDF)의 프레드 크루프 회장은 "미국민 중 누구도 더 나쁜 배기가스 배출로 배기관에서 더 많은 오염물질을 내뿜는 차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 깨끗하고 더 연비가 좋은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 지금의 자동차업계의 불경기를 회복하고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항변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처럼 지역의  배출가스 기준을 자율적으로 정할 권리를 갖고 있는 주 들은 현행 기준을 바꾸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기나긴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의 법규 기준에 따르고 있는 12개의 다른 주들도  전국 자동차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차량에 관해 현행 연방법이나 캘리포니아 법의 기준에 따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반면 일부 보수단체들은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국장에게 2일 발표한 내용을 적용하는 데에 예외를 없애라고 압력을 넣고 있으며,  프루잇은 2일의 성명에서 앞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모든 주 정부와 협력해서 새로운 최종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주 하비에 베세라 법무장관은 현재 이 문제를 담당하는 팀이  EPA의 결정을 검토중이며 캘리포니아 대기자원국과 긴밀하게 공동 검토를 진행해서 필요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주가 세계적으로 6대 경제권을 이룩한 것은 괜히 방관만하고 있어서 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도 기존의 규제가 "기술적으로 실용성이 있고 경제적으로도 가능한 수준"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조치에 대해 모든 입법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 기준이 연비에도 훨씬 도움이 되며  2030년까지 계산하면 하루에 거의 250만 배럴의 석유를 절약할 수 있고,  이는  미국이 매일 석유수출국기구( OPEC )로 부터 수입하는 석유의 양과 맞먹는 양이라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