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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협정 파기 최대피해자는 로하니와 이란 온건파…강경파 득세?

등록 2018.05.09 0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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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권력, 제3 정치세력 부상 전망도

국민들의 지도층 전반에 대한 불만 폭발 가능성

미국과의 재협상 촉구 목소리도 나와

【테헤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탈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국으로 생중계된 TV방송 연설을 통해 JCPOA가 완전 파기될 경우 이란은 앞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우라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JCPOA 협정 체결 국가들과의 협상 의사를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과 협상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나는 필요할 경우엔 언제라도 과거보다 더 많은 우라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이란 원자력 기구에 명령했다”라고 밝혔다. 2018.05.09.

【테헤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탈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국으로 생중계된 TV방송 연설을 통해 JCPOA가 완전 파기될 경우 이란은 앞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우라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JCPOA 협정 체결 국가들과의 협상 의사를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과 협상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나는 필요할 경우엔 언제라도 과거보다 더 많은 우라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이란 원자력 기구에 명령했다”라고 밝혔다. 2018.05.09.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를 선언하면서 이란의 정치·경제가 격변을 겪을 전망이다. 이란 내 강경파의 득세 뿐 아니라 군권장악, 제3의 정치세력 추대 등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핵협정 파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란의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핵협정 타결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 친 서방 개혁개방 정책을 들어 재선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로하니 대통령의 세력이 약화하면 이란 내 강경파의 득세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협정팀 고문 알리 코람은 "트럼프는 이스라엘 총리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의 계략에 따라 전임자인 오바마가 맺은 국제 협정을 어겼다"며 "이제 그는 이란 강경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경고했다.

 로하니 정부에서 보안군과 사법부, 국영 방송 등을 장악하고 있는 이란 강경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어떤 협상에서도 미국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파기에 따라 즉각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경파 아볼파즐 하산 베이지 의원은 현지 언론에 "핵협정에서 이란은 무능력했다"며 "우리는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핵 활동에 나서겠다"며 "미국 및 동맹국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8년 임기 동안 강경파를 대표하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대통령과 협업했다. 핵협정의 실패를 온전히 온건파 로하니 대통령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얘기다. 서방에 대한 온건파와 강경파의 접근 방식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란을 지탱하는 현재의 이데올로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극단적으로는 군권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미국의 핵협정 파기가 불만 폭발의 발화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이란의 시위는 현 지도층 전반에 대한 국민의 환멸을 보여주는 증거다. 핵협정으로 외국인 투자 증대, 일자리 창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타파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 로하니 대통령의 경제부흥 계획은 이란의 뿌리깊은 부패와 권위주의 통치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란 국방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다보우드 허미다스-바반드는 "우리는 분노가 폭발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며 "그 결과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란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새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 아들을 둔 청소부 알리 쇼자는 NYT에 "나는 과거에는 운전수였고 지금은 청소를 한다. 다음은 뭘까. 거지가 될 수는 없다"며 "누군가, 누구라도, 트럼프라도 우리의 운명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외판원 아미르호세인 하사니도 "우리는 더 많은 난민과 실업, 파산, 빈곤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며 "누군가는 이것이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는 탄압으로 무너지고 정부는 여전이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며 "우리는 점점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잘랄 잘랄리자데 전 의원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큰 손실이 되겠지만 결국 이는 우리는 모두 실패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의 직접적이고 개방적인 회담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정책전문가 아볼가셈 골바프 역시 "이란과 미국 간 직접적이고 투명한 대화를 해야 한다"며 "빠를 수록 좋다"고 권고했다. 그는 "모두가 지켜볼 수 있도록 개방적인 회담을 해야 한다"며 "그들이 은밀하게 얘기한다면 서로 실수할 수 있고 결국 아무것도 고칠 수 없게 된다. 이란과 미국은 협상 테이블을 두고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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