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졸전에 야유…페어플레이 16강 일본의 아이러니

16강 진출 위해 공격대신 공돌리기…관중들 야유

니시노 아키라 감독"16강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스시타카' 일본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졸전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며 축구팬들의 비난을 샀다.

 일본은 29일(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폴란드와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일본은 1승1무1패(승점 4점)를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콜롬비아(2승1패·승점 6점)가 세네갈을 1-0으로 잡아주면서 조 2위로 16강에 티켓을 차지했다.

 일본은 세네갈과 골득실, 다득점, 상대전적 등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일본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큰 성과를 만들었다.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호주 등이 줄줄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륙의 자존심을 걸고 토너먼트에 진출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본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린 셈이다.

 일본 축구 자체로도 의미가 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이어 3번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의미는 컸지만 일본이 16강으로 가는 과정은 야유로 뒤덮였다. 폴란드와 공격을 주고받던 일본은 후반 14분 라팔 쿠르자와의 프리킥을 받은 얀 베드나렉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첫골을 얻어맞았다.

 급해진 일본은 이누이 타카시와 하세베 마코토를 투입하면서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일본을 살린 건 콜롬비아였다. 콜롬비아 예리 미나는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서 헤딩 슈팅으로 세네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시 콜롬비아가 조 1위, 일본이 2위가 됐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일본은 공세를 늦추며 최대한 수비적으로 내려서 경기를 진행했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리기 바빴다. 공격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 16강 진출이 좌절된 폴란드 역시 공격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서 경기는 지루해졌다.

 그럼에도 일본은 더욱 시간을 끌었다. 볼을 잡으면 폴란드 진영을 넘어가지 않았다.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며 시간을 끌 뿐이었다. 폴란드도 자리를 잡은 채 일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양팀은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경기장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일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시간만 최대한 끌었다. 폴란드도 자리를 잡은 채 일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일본은 폴란드에 패했지만 16강 진출이라는 실리를 챙겼다. 분명한 것은 일본은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페어플레이와는 먼 모습이었다.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은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도한 건 아니지만 16강에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며 선수들 역시 원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세베도 "보는 분들에게는 아쉬운 경기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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