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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모진의 "푸틴에게 강하게 나가야" 조언 무시

등록 2018.07.17 15: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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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핀란드)=AP/뉴시스】미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부터)이 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미-러 정상 공동기자회견 후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8.7.17

【헬싱키(핀란드)=AP/뉴시스】미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부터)이 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미-러 정상 공동기자회견 후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8.7.17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라는 참모진의 건의도 무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이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을 상대할 때 강경한 태도를 취하도록 하기 위한 100페이지 분량의 브리핑 자료를 제공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내용을 무시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익명 보도를 요구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계획에 매우 어긋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참모들이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문제에서부터 미국의 선거 개입 문제에 이르는 이슈에 대해 조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기 위해 독단적인 결정(game-time decision)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국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을 더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굴욕 외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나의 정보기관 사람들에 대해 큰 신뢰를 갖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오늘 매우 강하고 힘있게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러시아 스캔들)수사가 우리나라를 위해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단절시켰다"면서 자신의 선거캠프는 러시아 정부와 아무런 결탁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미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증언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대해선 "우리나라의 불명예"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방금 러시아는 아니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렇게(개입) 할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정상회담 직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러시아 정보당국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내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뮬러 특검은 지난 13일 대선 개입과 정보 탈취 혐의로 러시아 정보 당국자 12명을 기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기소 시점이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참모들의 건의와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결론을 무시하려는 것 처럼 보였다"며 "그는 이 문제로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이 선거 승리를 불투명하게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같은 동맹국 지도자들에게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푸틴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같은 독재자들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지적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며 "그는 이 사람들(독재자들)과 마주앉아 아첨을 하면 거래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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