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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터키,리라화 폭락 방어 나섰지만…시장 불안 지속

등록 2018.08.13 17: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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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기 지준율 250bp 인하…비핵심 외화부채 400bp↓

100억 리라, 60억 달러, 금 30억 달러 유동성 공급 전망

금융당국, 은행 외화 스왑·현물·선물 거래도 제한

【귀네이수(터키)=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0일 흑해 연안에 있는 자신의 고향 귀네이수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터키는 올초 대비 66%나 급락한 터키 리라화와 관련해 곧 새로운 경제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터키 리라화 급락에 대한 우려로 10일 유로화 역시 13개월 래 최저로 떨어졌다. 2018.8.10

【귀네이수(터키)=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0일 흑해 연안에 있는 자신의 고향 귀네이수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터키는 올초 대비 66%나 급락한 터키 리라화와 관련해 곧 새로운 경제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터키 리라화 급락에 대한 우려로 10일 유로화 역시 13개월 래 최저로 떨어졌다. 2018.8.1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터키가 리라화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다소 진정세를 보였던 리라화 가치는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근본적인 조치 없이는 통화 하락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터키중앙은행(TCMB)은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모든 만기 조건에서 지급준비율을 250bp(1bp=0.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비핵심 외화 부채의 경우 지준율은 만기 1년 이하와 2년 이하, 3년 이하 구간에서 각각 400bp 낮췄다. 

 지준율은 은행이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반드시 예치해야 하는 비율이다. 지준율을 인하하면 은행이 운용하는 자금의 양이 늘어나 유동성 공급이 확대된다.

 이와 함께 TCMB는 외화 부채에 대한 미국 달러 뿐만 아니라 유로화도 리라화 지급준비금 기준을 유지하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TCMB는 이같은 조치를 통해 각각 100억 리라(약 1조6600억원)와 60억 달러(약 6조8700억원), 금의 유동성에 해당하는 30억 달러(3조4350억원)가 금융 시스템에 공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국 은행에 적용되는 담보 규정도 대폭 완화했다. 은행들이 외화 보유액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액수를 72억 유로에서 200억 유로로 3배 가까이 늘렸다. 외국환은행이 차입할 수 있는 외화 한도액 500억 달러도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TCMB는 성명을 통해 "은행들이 필요한 모든 유동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앙은행은 시장의 가격 형성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금융 안정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의 이번 대책은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이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기관들은 월요일(13일) 아침부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이와 함께 터키 은행규제감독국(BDDK)은 13일부터 터키 은행이 외국인 투자자와 거래하는 외화 및 리라화의 선물, 현물, 스왑 등의 거래를 자기자본의 50%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안정화 조치는 리라화 폭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0일 14%나 폭락했던 리라화는 이날 아시아 시장 개장 후 추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오전 한 때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장중 10%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인 7.2362 리라까지 치솟았다. 환율 상승은 통화 가치 하락을 뜻한다.

 터키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잇따라 안정화 조치를 내놓자 리라화 환율은 6.4275 선까지 떨어지며 잠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며 상승 전환했다. 현재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전장 대비 7.22% 상승한 6.8917을 기록 중이다. 지난 10일부터 2거래일 만에 통화 가치가 20% 가까이 폭락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터키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근본적인 처방 없이 유동성 확대 조치만 발표해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르탄 카르긴 글로벌씨큐리티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앙은행의 조치가 (금융당국에 비해) 좀 더 포괄적이었지만 게임 체인저가 되진 않을 것 같다"며 "유동성 대책은 완충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전통적인 방식인 금리 인상이 없는 상황에서 리라를 완벽하게 방어하기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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