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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위원장 “벤투 감독, 실력 의심 여지 없어”

등록 2018.08.17 12:14:26수정 2018.08.17 13: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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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과 4명의 코치진, 능력있는 팀이라고 확신”

“중국에서의 실패가 우리 이해하는데 도움될 것”

【도네츠크(우크라이나)=AP/뉴시스】포르투갈 대표팀 시절 벤투 감독(왼쪽)과 호날두.

【도네츠크(우크라이나)=AP/뉴시스】포르투갈 대표팀 시절 벤투 감독(왼쪽)과 호날두.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 선임 작업을 진두지휘한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그가 전문성과 프로패셔널을 갖춘 수준급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경기에 대한 접근과 벤투 사단이 보유한 훈련 프로그램은 한국 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투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다.

김 위원장은 유럽 출장 기간 중 벤투 감독과 그와 동행하는 코치진을 직접 만나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미팅에 앞서 벤투 감독은 한국이 치른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3경기와 최종예선 5경기를 면밀히 분석,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파했다.

김 위원장은 이때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본선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고, 경기마다 전술이 바뀌었는데 큰 그림은 바뀌면 안 된다고 설명하더라. 한국은 발을 잘 사용하는 골키퍼가 있고, 좋은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보유해 좋은 공격 전개를 할 수 있겠다고 하더라.”

김 위원장은 “전방 압박과 효과적인 공격 전개를 추구하는 것이 한국 축구와 잘 맞았다. 빌드업에서 어떻게 상대를 끌어내 공간을 만들고, 상대 수비 조직에 어려움을 줄지 언급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철학을 명확히 설명했다”면서 “벤투 감독은 협회가 대표팀 훈련을 어떻게 지원할지, 환경이 어떤지를 하나부터 열까지 질문하더라. 훈련 중 드론을 띄울 수 있는지 등의 섬세함도 보였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총 4명의 코치들과 함께 움직인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이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벤투 사단이 보유한 지도 노하우에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훈련과 경기 비디오 등 기술적 자료를 점검한 결과 4년 간 인내하고 지원하면 분명 한국 축구를 잘 지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세계적으로 조세 무리뉴 등을 중심으로 한 포르투갈 지도자의 특이한 훈련법이 인정을 받고 있다. 벤투 감독과 그의 팀이 좋은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이분들이 보여준 훈련, 접근 방법을 우리 선수들이 만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외국에서 높은 수준의 훈련 받다가 대표팀에서는 그게 안 될 때도 있었다. 이 부분이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

벤투 감독은 2004년 자국리그 스포르팅 CP 유스팀을 통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성인팀 감독이 된 그는 부족한 살림살이에도 팀을 리그 2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부터는 케이로스 감독의 후임으로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루이스 나니 등 쟁쟁한 공격수들과 함께 유로2012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후로는 쭉 내리막길이었다. 호날두를 데리고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고, 같은해 9월 유로2016 예선에서 약체 알바니아에 패한 뒤 경질됐다.

브라질 크루제이루에서는 두 달 만에 물러났고,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는 성적이 나쁘진 않았지만 선수단과의 불화로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최근 행보만 보면 팬들이 기대했던 수준의 지도자는 분명 아니다.

최초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을 영입 명단에 올려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후보로 낙점된 이들이 모두 한국행에 난색을 표했고, 때마침 중국슈퍼리그 생활을 정리한 벤투 감독이 시장에 나왔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신임 감독으로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를 임명했다. 2018.08.1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신임 감독으로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를 임명했다. 2018.08.17.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최종후보 3명의 감독과 협상을 진행하던 중 진정성이 의심됐다. 지속적으로 정보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벤투 감독이) 중국에서 나올 수 있다고 들었다.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가 먼저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유로2012에서 보인 결과와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2014년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1차전인) 독일전에서 페페의 퇴장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좋은 커리어라고 판단했다.”

올림피아코스 시절 선수단과 마찰을 빚은 부분을 두고도 “한 선수를 비난했고, 주장이 반감을 가졌다. 그런 실수와 실패를 통해 성장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워낙 카리스마가 있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선수들과의 관계가 좋다. 오히려 다른 후보들보다 좋다는 리포트를 받았다”고 두둔했다.

나아가 “한국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당신이 외국에 나와서 가장 잘해야 하는 것은 선수들, 그 나라 코치, 그 나라 대중들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그런 부분에서는 반감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축구팬들이 가장 의아해하는 대목은 벤투 감독의 중국슈퍼리그 경력이다. 벤투 감독은 2017년 12월 충칭에 입성했으나 지난달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한 수 아래로 통하는 중국에서 경질된 지 한 달 만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을 많은 이들이 못 마땅해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 번 더 확인하려고 어제 감독과 대화했다. 중국에 갈 때 구단측이 ‘스쿼드가 좋지 않으니 강등권만 안 내려가면 된다, 몇 년 동안 발전시켜달라’고 약속했다더라. 본인은 한 번도 강등권에 내려간 적이 없다고 했다”면서 “(실패의)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내가 볼 때 충칭이 톱 스쿼드는 아니다. 그 경험이 우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실패한 것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A대표팀을 맡지만, 어린 연령대별 대표팀 훈련 참관과 지도자 세미나 등을 통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제공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사무실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하더라.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매일 일해야 한다더라.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4년 뒤면 U-17, U-19 유망주들이 올라올 수 있으니 훈련과 경기를 봐야한다고 했다. 그런 부분에서도 만족했다.”

벤투 감독과 코치진은 20일 입국, 22일 기자회견에 임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코스타리카(7일), 칠레(11일)와의 A매치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그의 첫 메이저대회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릴 2019 아시안컵이다. 김 위원장은 “거의 60년 간 우승을 못했고, 이번에는 우승이 목표라는 말을 전달했다. 그 분들도 잘 알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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