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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中자회사, 보잉에 첨단 통신위성 주문…기술유출 우려

등록 2018.12.05 08: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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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금융회사, 미 기업 지배권 장악 후 인공위성 주문

수출 금지 군사기술의 유출 위험성 제기돼

미국내 中자회사, 보잉에 첨단 통신위성 주문…기술유출 우려


【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보잉사에 인공위성을 주문한 미국 신생업체 '글로벌 IP'가 중국 소유인 것으로 밝혀져 미국이 수출을 금지하는 군사 기술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글로벌 IP'의 공동창업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국영 금융회사로부터 약 2억달러의 돈이 해외 기업을 거치는 복잡한 거래를 통해 보잉사에 전달됐으며, 이 거래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오랜 친구가 개입돼 있다고 전했다.

또 보잉사가 인공위성 제작에 사용하는 기술은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초강대국이 되는데 부족한 퍼즐조각을 채우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법률은 인공위성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인공위성 기술은 미국에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그런데 '글로벌 IP'가 보잉에 주문한 인공위성을 중국 정부 또는 군대가 사용하거나 기술을 분해 모방할 우려가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글로벌 IP'의 미국인 공동설립자 에밀 유세프자데와 우마르 자베드는 2년전 보잉사에 인공위성을 주문할 당시부터 중국 정부가 자금을 대고 있다고 밝혔으며 뒤에 중국 재정지원자가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경고했다고 한다.

인공 위성 거래에 관한 세부 내역은 신생기업 설립자들과 중국 국영 차이나오리엔트자산운영사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차이나오리엔트사는 중국 재무부 소유이며 최고 경영자는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다. 신화통신 인터뷰 기록에 따르면 차이나 오리엔트사 회장은 회장의 역할이 중국 군사기술에 대한 재정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대표직에서 사임한 '글로벌 IP'사 설립자들은 차이나 오리엔트사에 대해 자회사로 하여금 미국 법을 위반해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장악하도록 했다고 고소했다.

'글로벌 IP'사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아프리카 지역 인터넷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아이디어를 8년전에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당초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필요한 자금 5억달러를 투자 받으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5년 7월 차이나 오리엔트 임원이 글로벌 IP 설립자 자베드에게 메일을 보내 투자의사를 밝히고 중국에서 만나자고 제의했다.  며칠 뒤 자베드는 베이징 자금성 근처 비밀장소에서 차이나 오리엔트 회장과 겅 츠위엔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겅씨는 아버지가 1979년부터 중국 군대 장교였으며 젊은 시절의 시진핑 주석을 개인비서로 둔 사람이었다. 겅씨와 시진핑주석은 그때부터 친구사이였으며 지금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자리에서 이들은 글로벌 IP에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IP사측이 융자가 아닌 지분참여 방식의 재정지원을 희망했으나 미국 법은 인공위성 기술을 가진 회사에 차이나오리엔트가 상당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다. 이에 따라 차이나 오리엔트는 버진아일랜드에 브론즈링크 홀딩스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를 통해 중국 돈이 인공위성 프로젝트에 투자될 수 있도록 편법을 썼다. 차이나 오리엔트의 자회사가 브론즈링크 홀딩스에 융자해주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브론즈링크는 1억7500만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IP 지분의 75%를 매입하고 2500만달러를 융자했다. 또 임원 지명권도 획득했다.

이 자금으로 글로벌 IP사는 보잉사에 인공위성 제작을 주문했다.

보잉사는 미군이 군대 및 드론 지원에 사용하는 기술인 "고출력" 원격지 인터넷 도달 위성 통신 기술의 선두주자였다. 글로벌 IP사는 이 기술로 이용자 요구에 따라 주파수를 정밀하게 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IP사 설립자들은 중국 재원이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음을 보잉사 인공위성 담당 임원에게 알렸다고 한다.

2016년 8월, 보잉사와 계약 체결 직전에 예기치 못한 글로벌 IP 임원임을 밝힌 몇 사람이 글로벌 IP사에 나타났으며 이들이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길 요구했다. 이들은 보잉사의 설계도를 보여달라고 반복 요청했다.

계약서에는 보잉사 기술 작동 과정을 보여주는 수백 페이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며 대부분 수출 통제되는 내용임이 명기돼 있었다.

2017년 6월 글로벌 IP 설립자들과 차이나 오리엔트 사이에 갈등이 깊어졌고 설립자들은 글로벌IP사가 미국의 인공위성에 접근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가졌는지를 검토하도록 법무책임자에게 요청했다. 이후 설립자들은 글로벌 IP를 퇴직하고 보잉사에 중국정부가 글로벌 IP를 지배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보잉사는 인공위성 제작을 지속하기로 결정했으며 인공위성은 거의 제작 완료 단계에 있다. 이르면 내년 봄 발사될 수 있을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소유 우주탐험기술회사가 인공위성 발사를 담당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내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일단 위성이 발사되면 소유주가 누구라도 이용자를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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