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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B에 신분당선 연장까지…수도권 예타에 깐깐한 정부

등록 2019.05.2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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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서북부, 예타 점검서 '추진 곤란'

GTX-B에 이어 수도권 철도 잔혹사 이어져

"서북부 교통 열악, 정책적 판단해야" 평가

"지방 사업만 추진…수도권 역차별" 지적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세종=뉴시스】김진욱 기자 =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중간점검에서 '추진이 곤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 인천 송도~남양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예타 면제 대상 제외에 이어 수도권 철도교통망 잔혹사가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수도권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2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이 예타 중간점검에서 '추진이 어렵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B/C)이 극히 낮아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중간 결론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GTX-B에 신분당선 연장까지…수도권 예타에 깐깐한 정부


KDI 등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의 총승차인원이 서울시 예상치(일 15만명)의 60%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역별 이용 수요와 도로→철도로의 전환 수요가 불일치하는 등 분석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B/C를 높일 전문가 의견을 수렴, 추가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및 경기 서북부 지역의 미비한 철도교통망은 개선이 요원해졌다. 현재 경기 일산부터 서울 은평구까지는 도심 접근을 지하철 3호선 한 개 노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 운정~강남 삼성 GTX-A노선은 GTX 중 진행이 가장 빠르다지만 지난해 말 착공식을 연 뒤 아직도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고양 향동·지축지구(1만1400여가구), 수색·증산뉴타운(1만1300여가구) 등이 입주하고 고양 창릉동이 3기 신도시로 낙점, 3만8000여가구가 배정되면서 인근 주민의 교통 피로도 또한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창릉신도시 교통대책으로 내놓은 경전철 고양선의 경우 기재부가 제동을 건 상태다. 국토부는 '예타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재부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예타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를 두고 예타 제도의 한계가 다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타 시행 시점과 이용 시점 간 시차가 커 실제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기가 힘들다는 분석이다. 수요 예측에 실패해 '지옥철'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과 개통 후 혼잡도가 부쩍 높아진 신분당선 강남~광교 구간이 바로 그것이다.

유정석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예타의 현재 결괏값은 창릉신도시 등 서울 및 경기 서북부 지역의 미래 수요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기 서북부 지역의 교통망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향후 인구 유입분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파주 교하지구와 서울 청담동, 후암동 주민들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GTX A노선 원안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2019.05.16.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16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원안 시행을 촉구하는 관련 지역 인근 주민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인천~남양주 GTX-B노선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빠진 데 이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까지 예타 통과에 난항을 겪으면서 '기재부가 수도권 예타 통과에 인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요가 비교적 적은 지방의 교통 인프라는 적극적으로 확충하면서 정작 2000만명이 넘게 사는 수도권 교통망 개선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1월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전국 23개 사업(24조1000억원 규모)의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기재부가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한 주요 철도 사업은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대구산업선 철도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등이다. GTX-B노선은 제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도심 인구 집중 현상을 완화하겠다며 수도권 외곽에 주거지구를 조성해놓고 주민의 생활 만족도와 직결되는 출·퇴근 교통망 개선에는 소홀한 모습"이라면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미명 아래에 지방 사업들만 추진하는 것은 정부가 수도권을 역차별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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