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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윤씨 "경찰이 인정하고 사과하면 받아주겠다"

등록 2019.10.21 17: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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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특진한 경찰관들 지금이라도 진정성 보여야"

"형사들이 89년 두달간 모두 6번 찾아와 체모 요구"

"잠 안 재우고, 쪼그려뛰기와 구타 분명히 있었다"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 화성 8차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 생활을 해온 윤모(52)씨가 21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21. jsh0128@newsis.com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 화성 8차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 생활을 해온 윤모(52)씨가 21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21.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 "떳떳하다면 나와서 해명해줬으면 좋겠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수감생활을 한 윤모(52)씨는 2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정성 있게 인정하고 사과하면 받아줄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8차 사건 범인 검거의 공을 인정받아 지난 1989년 특별진급한 경찰관들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윤씨는 "당시 형사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에 따라 체모가 분명해 강압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는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잠을 안 재우고, 쪼그려뛰기와 구타는 분명히 있었다"며 당시 수사팀의 가혹 행위 의혹 부인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89년 가을에 붙잡힌 후 수사본부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20여분간 받았다. 당시 계장인가 과장이 탐지기가 안 맞으니 조사를 하라 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불편한 다리로 쪼끄려 뛰기를 시켜 한 번도 못하니 누가 날 찬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화성 8차 살인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래 자택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잠을 자다 성폭행 당한 뒤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사건 현장인 방 안에서 체모 8점을 발견했으며 윤씨에 대해 4차례 체모를 채취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분석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와 윤씨 체모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 화성 8차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 생활을 해온 윤모(52)씨가 21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21. jsh0128@newsis.com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 화성 8차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 생활을 해온 윤모(52)씨가 21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21. [email protected]


윤씨는 "형사들이 89년 5월부터 두달 간 총 6번 찾아와 나에게 체모를 요구한 기억이 난다"며 "붙잡힌 뒤 현장에서 내 체모가 나와 범인 확률이 99.9%라고 했는데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내 체모가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경찰의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모방범죄로 알려졌던 이 사건은 화성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모(57)씨가 최근 화성 8차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면서 사건 발생 30년 만에 새 국면을 맞았다.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씨는 현재 재심을 준비중이다.

1989년 10월 1심 선고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윤 씨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했다"고 항소했으나 상급심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3심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윤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청주교도소에서 가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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