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학생·학부모 정시 확대 주장하는 이유는…"학교·교사 불신"

등록 2019.10.30 16:49: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학부모가 본 교사 능력·자질 여전히 부정적

학종으로 경쟁 일상화…공교육 정상화 아냐

【세종=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18) 결과에 따르면 교사 능력과 자질에 대한 신뢰도는 2012년 3점을 넘겨 최고점을 찍었지만 기존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된 2013년 이후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자료='2018 교육여론조사' 발췌)

【세종=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18) 결과에 따르면 교사 능력과 자질에 대한 신뢰도는 2012년 3점을 넘겨 최고점을 찍었지만 기존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된 2013년 이후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자료='2018 교육여론조사' 발췌)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축소와 정시 확대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진 기저에는 비단 '조국 사태'뿐 아니라 학교·교사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시 확대 또는 학생부전형 확대에 대한 대학·교사와 학생·학부모의 견해차는 상당하다.

교원단체는 "정시를 확대하면 공교육의 무너지고 교실에서 잠자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반대로 학생·학부모는 학생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 오히려 '교사가 학생부를 갖고 협박했다'는 식의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등학교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가 넘는 교사들이 정시·수시전형 통합을 지지하고 60% 이상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일반시민들의 경우 10명 중 6명이 정시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18)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와 교사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신뢰도 95% 최대표집오차 ±2.19%) 결과 초·중·고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인 51.6%가 '보통'이라고 응답했으며 부정 답변은 39% 수준이다. 반면 긍정적인 답변은 9.5%에 불과하다. 부정평가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교사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마찬가지다. 학부모 응답자 중 신뢰한다는 긍정답변은 19.7% 수준이다. 보통은 절반에 가까운 49.8%이며, 신뢰하지 못한다는 답변은 30.5%다.

평균점수로 환산하면 5점 만점에 2.85점이며, 이마저 전년도(2.91점)보다 다소 떨어졌다. 2011년부터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교사 능력과 자질에 대한 신뢰도는 2012년 3점을 넘겨 최고점을 찍었지만 기존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된 2013년 2.64점으로 떨어졌고 이후 3점을 넘긴 적은 없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교육공공성실현을 위한 울산교육연대가 30일 오전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정시확대를 반대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2019.10.30.  parksj@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교육공공성실현을 위한 울산교육연대가 30일 오전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정시확대를 반대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2019.10.30.  [email protected]

실제 '학생부 각자 써오기' 또는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논란이 불거진 상태에서 지난해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시험지 유출 사태 논란까지 더해졌다. 이처럼 교사와 학생부가 '복불복'이라는 여론이 커지며 신뢰도가 떨어지다보니 정시 확대 요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지역 한 고1 학생도 "정시 확대가 강남쪽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교사나 부모 배경 같은 외부 요소가 덜 작용하는 정시가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SNS) 서비스 트위터 계정 '@joy***'는 지난 29일 "학생부 작성권이라는 막강한 입시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고교 교사들도 당연히 학종애 목맨다"고 말했으며 '@mak***' 역시 "우리 지역 교사들이 학생부 쥐고 갑질을 하기 때문에 정시확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정시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로 학생부 중심 전형이 공교육이 정상화 됐다고 주장하지만 학생들은 교사에게 학생부 기록권이 있기 때문에 교사의 말을 듣는 것 뿐 자발적으로 존경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시를 확대하면 수업 중 자는 아이들을 어찌 할 수 없다는 말은 교육력이 부재하다는 반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부 신뢰도에 대해서는 "학교 내 경쟁이 일상화 되면서 교사가 아무리 공정하게 하더라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고 불리한 기재는 항의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거짓이 쓰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교육이 무력화되지 않도록 학생부는 철저히 비공개해 있는 사실만을 쓰게 하고,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인성 위주로 학생부를 활용하게끔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적극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