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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 제발 찾아주세요"…독도 사고헬기 실종자 가족 '울분'

등록 2019.11.04 16: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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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는 우리 이야기 들어 달라…무슨 말이라도 해달라"

"병원 문 막고 언론 통제 왜 하나"… 기자저지 불만도

기장 할머니 "소방대원은 다 내새끼다" 흐느끼기도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4일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독도 해역 추락 소방헬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수색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19.11.04. soso@newsis.com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4일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독도 해역 추락 소방헬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수색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제 딸은요. 못 찾으면 제 딸 책임져 주시나요."

4일 오후 1시께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 A(50대·여)씨가 "여기서는 군인 아저씨가 대장인 것 같은데 책임져 달라"며 "이번에 알았다. 이렇게 무능력한 힘이 없는 (엄마를) 우리 딸이 가진 것을 말이다"라며 울먹였다.

A씨는 지난달 31일 독도 해역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에 탄 실종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의 어머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소방청 등은 이날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독도 해역 추락 소방헬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모아 수색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해군 관계자는 "오늘 오전 수중 탐색 중에 사고 헬기 동체로 추정되는 부유품 2점을 추가로 찾았다"며 "폭을 넓혀 바깥쪽으로 실종자 수색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50대로 보이는 실종자 가족은 "(헬기 내부에 있는) 눈으로 본 실종자도 유실하는데 무슨 최선을 다하냐"며 울분을 토했다.

헬기 앞면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바닥에 거꾸로 뒤집힌 소방헬기가 화면에 띄워지자 가족들은 눈물을 쏟아 냈다. "아이고 어떻게" "내 자식 어딨어" 등의 통곡 소리가 새어 나왔다.

김종필(49) 기장의 할머니는 "예전에 손주가 산불을 끄는데 '할머니 목이 말라 혼났어'라고 말 한 뒤 주황색옷 입은 사람(소방대원)은 모두 내 새끼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손주 어떻게 하냐. 제발 좀 찾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소방대원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울릉=뉴시스】이무열 기자 = 3일 오전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의료진, 구조대원 등과 함께 실종자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 2019.11.03.lmy@newsis.com

【울릉=뉴시스】이무열 기자 =  3일 오전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의료진, 구조대원 등과 함께 실종자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유가족들은 정부를 향한 불만도 토로했다.

30대로 보이는 실종자 가족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와서 우리 이야기 좀 들어 달라"며 "저희는 빨리 좀 (실종자를) 찾았으면 좋겠다. 저희 바람은 그거 하나다"라고 소리쳤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세월호도 아닌데 오겠냐"며 "방송에 나와서 미안하다고 하던지 (빨리 수색하라는) 명령이라도 내려달라"고 토로했다.

유가족들은 언론의 취재를 통제하고 있는 해경이나 소방청 등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60대 여성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 기자들을 막았는지 알고 싶다"며 "자식들을 잃고 동생을 잃고 조카를 잃었다. 안 슬프냐. 왜 티비에 그런 거 하나도 안나오냐"고 따져 물었다.

다른 유족은 "세월호는 울고불고 난리쳤다. 자식들을 잃고…근데 티비에 왜 하나도 안나오냐?"며 "기자들을 왜 피하고 따돌렸냐. 이런게 여론화가 돼야지 무서워서 숨겼냐?"고 소리쳤다.

또 "병원 문을 잠갔다. 왜 잠구냐? 자식이 죽어서 왔는데 왜 잠궈!"라며 "왜 문을 잠그냐고 묻자 소문날까봐 기자들 들어올까봐. 무서워서 그랬냐?"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ROV, 사이드스캔소나 등 수중수색 장비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울릉=뉴시스】이무열 기자 = 3일 오전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의료진, 구조대원 등과 함께 실종자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 2019.11.03.lmy@newsis.com

【울릉=뉴시스】이무열 기자 =  3일 오전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의료진, 구조대원 등과 함께 실종자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아일랜드호와 이어도호 등 함선 14척을 투입해 해역을 5개 구역으로 나눠 집중 수색한다.

독도 해상에 추락 후 인양된 소방헬기가 경북 포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김포공항으로 헬기 동체를 옮긴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블랙박스가 있는 동체 앞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사고원인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동체 내에 블랙박스가 있는지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동체 아래에는 사고 시 헬기를 물 위에 띄우는 비상부유장치가 밖으로 나와 있어 바다에 추락했을 때 작동했는지, 해저에 가라앉은 뒤 작동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께 독도에서 환자와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모두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이륙 후 인근 200∼300m 지점에 추락했다.

추락한 헬기는 EC-225 기종으로 소방당국이 2016년 3월에 도입했다. 또한 프랑스 유로콥터가 제작한 기종으로 소방당국이 440억원에 매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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