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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日 언론 플레이'에 불만…진실게임 양상에 단호 대처

등록 2019.11.25 12: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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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한 소통수석 "日, 분명히 사과"…이틀 연속 반박

"한일 언론이 진실게임 만들어"…보도 패턴에 우려

"日, 태도 예측 감안해 치밀하게 준비 했어야" 지적도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리비아 피랍자 구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5.1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5.17. 

[부산=뉴시스]김태규 기자 =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장 결정을 둘러싸고 일본과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자 적극 차단에 나선 모습이다.

조건부 연장 결정 당일 공식적인 입장 외에 말을 아꼈던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배후 협상 과정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일본 측의 의도적 왜곡 상황을 바로 잡고 있는 양상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5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에 사과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일본 요미우리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 수석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4일 익명의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사과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보도했다"면서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브리핑을 자처해 한 차례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지만 일본 언론이 익명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박하자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 실장은 전날 "일본 측은 '우리가 지적한 입장을 이해를 한다',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한일 간에 합의한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는 점을 재확인해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경산성이 발표한 ▲한국이 먼저 세계무역기구(WTO)절차 중단을 사전 약속하고 통보해 협의가 시작됐고 ▲한국이 수출관리 문제를 개선할 의욕이 있다고 했으며 ▲일본의 3개 품목 개별심사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관계를 왜곡한 경산성의 일방적인 주장에 우리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했고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익명의 자국 관계자의 발언에 근거해 반박하는 등 두 정부 사이의 '핑퐁 게임' 양상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며 청와대는 적극 차단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북측의 조의문, 조화 전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6.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6.12.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정 실장이 실명으로 일본을 향해 적극 날선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은 일본 정부가 더이상 익명성을 활용해 왜곡된 주장을 하지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전날 "Try me(트라이 미·해볼테면 해봐라)"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합의 내용 의도적 왜곡 → 일본 언론의 보도 → 한국 언론의 일본 언론보도 재인용 → 왜곡된 주장의 기정 사실화 → 외교적 협상력의 손상 등의 일련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청와대의 궁극적 문제 인식이다.

이 과정에서 한일 언론이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검증 없이 확산시키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윤 수석이 "진실 게임은 일본과 한국의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 깔려 있다.

윤 수석은 전날에도 "한일 간의 충돌과 마찰이 있을 때마다 일본 측의 시각으로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는 국내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일본 언론 보도의 인용 보도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민감한 외교적 갈등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자국 언론을 국내 정치적으로 적극 활용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치밀한 준비를 했어야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일본과 초계기 갈등을 겪을 때도 비슷한 양상을 겪어왔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jtbc에 출연해 "일본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면 대단히 '아마추어적 외교'라고 생각한다"며 "지소미아 문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일본이 어떻게 나올 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측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이번 판 자체를 대단히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우리는 전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소미아 문제 해결을 무역제재 등 경제적 측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반면, 일본은 동아시아의 전략적 환경 변화 틀 속에서 한일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이루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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