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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쇼피셜]어렵다는 '곤약 다이어트'에도 왕도가 있더라

등록 2019.12.19 10: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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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성기업 곤약 제품류

[서울=뉴시스]한성기업 곤약 제품류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N-쇼피셜]에서는 자신이 요즘 주목한 상품은 무엇인지,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특정 상품을 어디에서 사면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지 등등을 펼쳐놓을 것입니다. 동시에 관련 기관, 단체, 기업의 오피셜을 더해 기자 개인의 잘못된 상상이 마치 사실인 양 여론을 호도하는 일도 예방하려고 합니다. 재미있고 유용하게 읽어주시길 청합니다. /편집자주

곤약은 동남아, 중국과 일본 남부 등지에서 흔히 자라는 천남성과 여러해살이풀인 '곤약'(학명 : Amorphophallus konjac, 이명 :구약나물) 뿌리에서 유래한 식이섬유가 풍부한 전분을 묵처럼 만든 것을 말합니다.
 
이 식이섬유는 '글루코만난'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입니다. 글루코만난은 점성이 높아 빠르게 포만감을 줍니다. 곤약을 먹고 나면 많이 안 먹었는데도 쉽게 배가 부른 이유입니다. 칼로리 함량도 매우 낮아 '곤약 국수'의 경우 100g당 6k㎈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지방과 단백질의 장내 흡수를 억제합니다. 장내 유익균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해 체내에서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쇄지방산(SCFA: short chain fatty acid)을 생성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하루 2.7∼17g씩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배변 활동 원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능성을 인정했습니다.

곤약이 다이어트에 '특효'라고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이를 활용한 다이어트에 도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시 곤약이 맛이 없어서일 것입니다. 사실 흔히 맛있는 것으로 통하는 고기, 디저트, 술 등에서 다이어트나 건강에 좋은 것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을 생각하면 곤약은 진정한 다이어트식이자 건강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에서 곤약은 묵 외에도 '곤약 면' '곤약 쌀' '곤약 가루' 등 다양한 형태 제품으로 변주돼 시판 중입니다.

곤약 쌀은 밥을 지을 때 쌀에 곁들여 넣는 용도입니다. 모양도 쌀과 비슷하게 만들어 거부감을 줄였죠. 맛도 쌀과 함께 먹는 것이니 최소한 '밥맛'은 나겠죠. 밀(가루)과 함께 탄수화물 양대 축인 쌀을 일부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셈입니다. 곤약 쌀을 이용한 다이어트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곤약 다이어트는 묵과 면(실곤약)이라고 할 것입니다. 다이어트가 어닌 용도라면 묵은 '무침', 면은 '샐러드' 등 '반찬'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묵과 면을 '주식'으로 삼아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는 수년 전 로드바이크 사고 후유증으로 재활 치료를 받는 탓에 운동을 거의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보다 체중은 10㎏ 이상, 허리 사이즈는 4~5인치나 늘어났습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죠.

한방 치료를 꾸준히 받아 건강이 호전해 운동을 다시 시작해도 좋다는 소견을 얻어냈으나 시기가 문제였습니다. 운동해서 살을 뺄 것이냐, 살을 빼고 운동할 것이냐의 갈림길이었죠.

[서울=뉴시스]대림 선 '곤약묵'

[서울=뉴시스]대림 선 '곤약묵'


기자는 생각했습니다. 살을 빼고 운동을 하자. 사실 그렇습니다. '비계'가 잔뜩 낀 상태에서 아무리 웨이트를 해도 근육이 드러날 수 없고, 러닝머신을 달려도 몸이 무거워 힘만 더 들지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대신 살을 빼고 나면 조금만 웨이트를 해도 근육이 등장하고 훨씬 빨리, 멀리 달릴 수 있는 것이죠. 그런 것이 바로 긍정적으로 작용해 몸을 더 잘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곤약 다이어트였습니다. 직업상 점심 식사 약속이 많으니 그때는 가급적 제대로 먹고, 아침과 저녁 식사를 집에서 곤약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는 묵, 저녁에는 면으로 정했습니다. 이유는 면이 좀 더 손이 많이 가다 보니 시간 절약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묵은 칼로 여러 개의 토막을 낸 뒤 '허브맛 솔트'나 '타바스코소스'를 뿌려 먹습니다. 오이·파프리카 등 채소, 사과·감 등 과일을 곁들입니다. 단백질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닭가슴살을 추가합니다.

많은 분이 '곤약 묵을 무슨 맛으로 먹냐'면서 의아해 합니다. 기자에게는 그 식감이 돼지족발이나 소 도가니의 콜라겐 부위와 비슷해 허브맛 솔트, 타바스코 소스로 짭조름하거나 매콤한 맛을 더하면 먹을 만합니다. 새우젓은 아직 안 찍어 먹었는데 도전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네요.

[서울=뉴시스]그로서리 서울 '곤약면' 6종

[서울=뉴시스]그로서리 서울 '곤약면' 6종


면은 초반에는 '용기 면' 형태로 시판하는 곤약 면을 종류별로 사 먹었지만, 곧 그만뒀습니다. 면을 물에 씻어서 뜨거운 물과 함께 용기에 넣고 동봉한 액상 소스 등을 넣어 먹는 방식입니다. 편리한 데다 소스도 여러 가지라 맛도 있었죠, 그러나 면 용량이 너무 적은 데다 가격이 개당 3000원 전후여서 어쩌다 별미로 먹으면 먹겠으나 매일 먹는 사람에게는 비용 감당이 안 되겠다 싶어서였습니다.

[서울=뉴시스]대림 선 '실곤약'

[서울=뉴시스]대림 선 '실곤약'


대신 면(실곤약)과 여러 종류 소스를 따로 구매했습니다. 소스는 뜨거운 물에 봉지째 넣고 3분가량 데워 먹는 패키지 제품류, 조금씩 덜어내 냄비에 끓여 먹는 병 제품류 등입니다. 면은 물에 헹궈 그릇에 담아두고 그 위에 소스를 얹어 먹습니다. 알리오 올리오나 토마토 소스를 얹으면 파스타, 팟타이 소스를 얹으면 쌀국수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려 바쁜 아침에는 저녁에 해먹을 꿈이나 꿔야 하는 것이 단점입니다. 이렇게 먹으니 용기 면보다 설거지 양은 늘어나도 비용은 훨씬 줄일 수 있더군요.  

[서울=뉴시스]토종마을 '곤약가루'

[서울=뉴시스]토종마을 '곤약가루'


그러던 중 곤약 가루를 발견했습니다. 더 바쁜 아침에 정말 간편하게, 늦은 밤까지 저녁을 안 먹었다면 더 가볍게 먹는 데 제격입니다. 가루를 물에 타 먹으면 되는데 기자는 저지방 우유에 타 먹고 있습니다.

문제는 물기가 적고 잘 안 저어주면 바로 엉겨 붙는다는 점입니다. 그 상태로 그냥 먹다간 식도에서 잘 안 내려가서 고생 좀 하게 됩니다. 물이든, 우유든 충분히 넣어주고 잘 저어주면 바로 위까지 내려가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부릅니다.

곤약 다이어트를 약 한 달 해본 결과 몸무게는 3㎏ 넘게, 허리 사이즈는 2인치 가까이 줄었습니다. 바지가 조금 헐렁해진 느낌입니다. 기자는 계속 도전할 생각입니다. 주변에는 면보다 묵이나 가루를 권하고 있습니다. 물론 "묵은 맛 없을 것 같아 못할 것 같다"는 지인에게는 각종 소스로 맛을 내는 면도 권합니다만, 효과는 묵이나 가루가 더 낫습니다.

곤약 다이어트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기자의 말보다는 식품영양학 박사인 박주연 비타믹스 대표이사 조언으로 대신 합니다.

"곤약을 분말 형태로 섭취할 경우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젤리 형태로 드실 때는 작게 잘라야 합니다. 식이섬유여서 섭취 초반 개인에 따라 가스, 복부 팽만, 설사 또는 부드러운 변과 같은 현상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다면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글루코만난이 당뇨병 치료제인 설포닐유레아 흡수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사전에 의사와 상담해야 할 것입니다."

※[N-쇼피셜] = 기관, 단체, 기업의 '공식 입장'을 '오피셜'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패러디한 것이 '뇌피셜'입니다. 개인이 어떤 사안을 두고 자신만의 주관적인 해석을 내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N-쇼피셜]은 뉴시스 산업2부 기자들이 '쇼핑'을 주제로 자신만의 뇌피셜을 펼치는 장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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