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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훨 "먼 훗날 돌아봐도 초심 생각났으면 해서 '초심'"

등록 2019.12.16 10: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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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신의 기대주...첫 정규 앨범 발표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훨이 5일 오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12.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훨이 5일 오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1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초심(初心)'은 겨울 초입에 발견됐다.

짐작했던 대로다. 싱어송라이터 김훨(21)의 첫 정규 앨범 '초심'은 모든 것을 순결하게 만든다. 타이틀곡인 첫 트랙 '일(1)'을 시작으로 마지막 8번째 트랙 '뭍으로'까지, 찬찬히 음미하는 순간은 천천히 내린 눈이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시간과 같다.

지난 11일 인디 음악 소개 플랫폼 '네이버 온스테이지'를 통해 선보인 김훨의 무대를 본 이들은 그녀의 깊은 울림에 대한 반응을 눈송이처럼 쏟아냈다.

최근 홍대 앞에서 만난 김훨은 "제 모든 것을 탈탈 털어 놓은 앨범"이라면서 "먼 훗날 돌아봐도 이때의 초심이 생각났으면 해서 앨범명을 초심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김훨은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클래식 기타연주자' 부부인 김금석·임명희 씨다. 이들 부부는 아들, 딸에게 "음악처럼 행복한 것은 없다"며 음악을 권했다.

김훨은 일곱살 때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 "부모님은 음반을 내지 않으셨거든요. 제 음반을 너무 좋아하시고 굉장히 신기해하세요."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훨이 5일 오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12.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훨이 5일 오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12.11. [email protected]

'제3회 자라섬 음악경연 JiFM' 대상, '제2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은상을 받은 김훨의 음악은 탈진해 있을 때 들으면 좋다. 귀를 파고드는 소음이 난무한 시대에 무해한 음악이다.

기존 대한민국에서 이어온 포크 음악의 적자는 아니다. 포크와 블루스를 자기 방식으로 껴안은 맑고 순수한 소리는 포크의 정서를 환기한다. '숨소리로' '뭍으로' 등 제목의 '로'가 주는 어감은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일종의 '은밀한 선언' 같다.

김훨은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음악으로 장재인 1집을 꼽았다. "그리워하는 것들의 장소와 분위기가 잘 묻어 있어요. 낡고 허름한 집의 새벽 공기 등 제가 좋아하는 정서가 음악과 글로 잘 표현이 됐죠."

음악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실용음악계 명문'으로 통하는 호원대에 싱어송라이터 전공으로 입학을 한 김훨은 그런데 바로 슬럼프에 빠졌다.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떠다녔다.

그러다 밴드 '혁오'를 보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음악을 해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을 뒤 마음을 다독였다. "소수의 음악을 선택해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제 음악을 하기로 했어요."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훨이 5일 오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12.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훨이 5일 오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12.11. [email protected]

김훨의 본명은 김민주. 외자로 예명을 짓고자 마음먹고 '야' '파' 등도 고민했지만 한자 '훨(䎀)'의 날아오르는 모양이 마음에 들어 '훨'을 자신의 예명으로 정했다.

음악계는 김훨의 비상을 기대하고 있다. 베이시스트 겸 프로듀서 송홍섭이 대표로 있는 가평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 스튜디오 앨범 프로젝트로 발매된 이번 앨범에는 송 대표 외에 편곡에 피아니스트 임주연, 반도네온 고상지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힘을 보탰다. 신인의 앨범으로는 이례적인 라인업이다.
 
서정적 풍경을 자아내는 뮤지션 조월처럼 자기 표현이 분명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김훨은 "독창적이지만 사람들 마음을 깊게 찌를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좋은 뮤지션으로 기억될 수만 있다면, 충분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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